
| 무당의 운명과 업보 이송희 레퍼토리 <신주단지>
‘무당의 팔자를 끊어 낼 수 없는 3대의 운명이라면. 대를 이어 내려오는 신주단지의 업을 비켜 갈 수 있을까’ 70∼80년대만 해도 무녀의 비극적인 삶과 운명을 다루는 이야기는 넘쳤고 한국인의 정서는 이들 삶에 공감했다. 운명의 시간을 돌리기 위해 굿판을 벌이고 귀신과 인간이 접신으로 들어선 무당의 입으로 악령을 털어내며 산자의 상실과 슬픔을 위로하는 만신의 굿판은 예술적인 미학성에서도 세계적이다. 이송희 레파토리 <신주단지>(작, 한은정, 연출 이동학)는 아쉽게도 무당(무녀)로 분한 극중 인물이 칼춤의 굿판을 벌이지는 않는다. 죽은 자를 소환해 비극적인 운명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시공간을 초월해 역사적인 인물을 마주할 수 있는 연극과는 사뭇 다르다. 3대(代)로 이어져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내림굿을 받고 무당이 되어야 할 기구한 운명의 이야기로 대를 이어 신주단지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한 가족의 업(業)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이송희 레퍼토리 30주년 기념공연으로 올해 대구연극제에서 초연되었다. 희곡과 무대의 과한 장면들을 덜어내고 대구문화재단의 지원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소극장무대(10.12~19일, 빈티지소극장)로 옮겨졌다. 3대에 걸쳐 딸 까지 신병을 앓고 내림 굿판을 벌이며 살아가야 하는 무당의 운명에 신내(이나경 분)의 가족사와 과거 사랑이야기가 포개지고 딸 해라(김하나 분) 한테 그 통증의 시간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는 강렬한 모성애가 더해진다. 이송희 레퍼토리는 <서쪽나라의 멋쟁이>(1993, 정현효 연출)로 창단공연을 올린 후 지속해서 다양한 작품들을 레퍼토리화 하고 있다. <신주단지>는 이송희레퍼토리 105회 작품이다. 창단 초기부터 배우 이송희를 비롯해 지역 연출가들이 작품을 생산적으로 무대화해 오고 있다. 한은정은 이번 <신주단지>가 희곡작가로는 데뷔작품이다. 연출은 대구시립극단에서 배우 훈련장을 거치며 연출과 배우를 병행하고 있다. 이 동학은 연극 코뿔소(1980) 조연출로 연극무대에 입문하고 <신의외출>(1981)에서 장님 역으로 배우로 데뷔한 뒤 반세기를 무대로 달리며 다양한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배우로 지역 무대를 통해 <태>(1986), <초분>(1989),<코카서스의 백묵원>(1992) 등의 굵직한 연출도 선보여 왔다.

기구한 인간의 운명
초연 공연에서는 무당을 업으로 살며 폭력적인 남편을 안고 살아가는 신내 엄마(하순남 분)로부터 내려오는 인간의 기구한 운명의 이야기로 묶어 작품 제목도 <신내>로 표현해 공연되었는데, 소극장 무대로 <신주단지>를 옮겨온 작품은 무당의 운명보다는 신내와 딸 해라의 업의 이야기로 전환한다. 70석의 무대공간은 마을의 길가와 집 한 채를 음산하게 받치고 있는 대나무들이 들어서 있다. 무대 중앙으로는 신주단지를 모시는 당집이 보인다. 그 옆으로는 해라의 공간으로 신내 엄마의 비극적인 과거 장면들이 드러나는 작은 방 한 채가(ㄱ)자 모양으로 붙어있다. <신주단지>이야기는 이렇다. 신병으로 소리 음절을 밖으로 낼 수 없어 언어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신내는 무당인 어머니(하순남) 분으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는 신주단지를 모시고 살아가야 하는 거부할 수 없는 무녀 (巫女) 운명을 받아들이고 대를 이어 내려오는 당집(堂)을 모시고 살아간다.
작가는 이러한 운명에 기구한 사랑의 업보를 밀어 넣는다. 마치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면 저주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운명처럼 말이다. 신내는 무당의 팔자로 평범한 사랑을 받아들이고 결혼을 할 수 없었던 과거사랑 이야기가 섞어지는데 딸 해라를 통해서 운명적인 업의 사랑이 이루어진다. 용기 아빠(이송희 분)를 첫 사랑했던 신내는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용기(장영준 분)는 신내의 딸 해라를 통해 못다 이룬 업의 사랑을 대를 이어 한다는 설정이다. 신내는 그만큼 기구한 운명을 끊어내고 딸 해라 한 테만은 평범한 삶을 물려주고 싶었던 걸까. 무대는 현재로부터 시작된다. 결혼을 앞둔 신내의 주변을 서성이는 신주단지 혼령(魂靈)들이 신내 주변을 서성이며 운명을 거스르는 평범한 삶을 떠나지 않는다. 신내 엄마는 “머무이! 어무이! 해라는 안 됩니다. (중략) 해라는 안된다고 예!” 대를 이어가는 기구한 운명으로부터 딸을 지켜내려는 신내는 신주단지를 깨부수고, 딸을 지켜내기 위한 3대의 이야기가 연결된다.

이들의 기구한 운명은 또 있다. 신내의 어머니도 딸까지 무당 팔자로 살아가게 할 수 없어 당집을 불태우고 남편과 죽으면서 무당의 업을 끊는다. 무녀의 운명과 업보(業報)를 끊어내기 위해 분신(焚身)의 죽음으로 기구한 삶의 대를 끊어내려고 하는 이 장면은 신내의 가족사와 운명을 집결한다. 대공연장 공연에서는 그로테스크하게 무대 중앙의 당집을 불태우는 것으로 설정되었는데 소극장 무대로 옮겨진 이번 공연에서는 해라로 이어지는 신주단지의 질긴 업을 투영한다. 끊어 내고 싶은 신내 엄마의 간절한 욕망을 드러내고 싶어서였을까. 신내 엄마와 아버지가 불길에 휩싸이는 공간을 해라의 방으로 설정한다. 이어 신주단지를 깨고 운명을 거부하는데 신내 주변을 떠돌던 악령들은 사라지고 결혼 전 신병을 앓던 해라도 신내의 사랑의 인연의 업을 대를 이어 하게 되고 비로소 평범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소극장 무대로 옮겨진 <신주단지>
대공연장 무대 초연 때는 3대에 걸친 무당의 업보를 프롤로그에서 신내 주변과 당집을 떠도는 악령들의 양식화된 장면들을 확장해 굿판을 대신하고 그 업보를 거부할 수 없는 가족사를 환기시켰다. 모녀의 비극적인 운명을 연극적인 양식성으로 표현시켜 내면서도 이번 소극장 무대에서는 작위적인 설정들을 다듬었다. 신내와 신내엄마, 해라로 이어지는 기구한 무녀의 삶과 가족의 대를 이어가는 비극적인 삶과 운명 보다는 인간의 평범한 삶과 사랑으로 대물림하고자 하는 신내의 처절한 내면들을 확장했다. 신주단지의 운명을 거부하면서 기구한 신내의 삶은 해라를 통해 그 인연을 끊어내고 이루지 못한 한 인간의 사랑이 대를 이어 간다는 설정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해라로 분한 김하나, 용기역의 장영준, 신내 아버지 권경훈 등으로 교체가 되면서 주요 배역들은 전작의 무대와 동일한 배우들이 인물로 분했다. 연출은 이번 소극장 무대의 특수함으로 장면을 확장하거나 양식적인 장면들은 절제하고 작가의 플롯을 부지런히 무대로 배치했다. 연출적인 설정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로 극을 끌고 가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이번 공연에서 특정 배우들의 대사가 지역 언어의 날것으로 달리면서도 <신주단지>의 특별한 이야기로 모아지고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절박하게 토해내는 인물의 내면들이 자기중심적인 연기로 표현될 때 장면은 깨지고 연기의 감동은 공허해질 수 있다. 연기가 발현되는 감정들이 자기화된 진실의 내면으로 이해된다면 그것은 무대의 삶과 인물의 마음으로 전류를 보낼 수 없는 오류의 감정들이다. 이번 공연에서 배우들의 감정들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면 그 감정을 극과 장면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절제와 균형의 경계를 마련해야 서사는 선명해 진다. 두 번째 아쉬운 점은 신내와 용기 아빠의 과거 시절(군대)의 장면들이 초연 무대보다는 작위적인 코미디 설정을 덜어냈으면서도 여전히 과하다. 신내와 해라로 이어지는 과거와 현재의 사랑 이야기는 <신주단지>를 거부해야 할 만큼 모녀의 삶 중에서도 절박한 시간들이다. 그만큼 웃음의 놀이보다는 되돌려야 하는 진지한 삶의 시간으로 배치되어야 극에 더 공감하고 해라로 이어지는 삶의 무게를 그려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녀의 비극적인 운명과 삶을 그려내고 있는 넘쳐나는 이야기와 소재는 많다. 작가는 3대에 걸친 운명적인 <신주단지>이야기에 상상력을 더해 무녀 운명으로 시작된 업의 이야기를 한국 사회의 문제와 부조리, 역사적인 모순을 작가적 상상으로 배열해 비극적인 운명과 업보의 이야기를 연결하고 묶어 낼 수 있으면 어떨까. 그런데도 소극장 무대로 이동한 이송희 레퍼토리의 30주년 기념 공연 <신주단지>는 대공연장의 오류들을 걷어내고 극을 발전시키려는 탐구적인 의지들이 보이고 배우들이 쏟아내는 살아있는 거친 언어와 감정들은 작품과 극 중 인물들을 단단하게 삼켜내고 있다. 배우들의 적극적인 진지함은 연극무대에서 30년을 버티고 지켜온 이송희 레퍼토리의 토양들이다. 남산댁으로 분한 신명희는 일상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언어를 그대로 무대로 가져간다면 좋을 것 같다. 배우 출신의 이동학 연출의 섬세한 연기적 주문들이 극을 끌고 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은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이유다.

| 최원석 연출의 연극 <살·색> ‘3시간 동안 몰입감 높여’
복수의 업보(業報)와 비극적인 운명
70∼80년대 드라마와 영화 단골소재는 멜로와 치정(癡情), 복수극이었다. 고전으로 갈수록 남녀 간의 복잡하게 얽힌 치정의 갈등은 제3의 인물 등장으로 복수로 치닫고 숨 막히는 극적 반전이 일어나게 된다. 결말의 칼날은 살인으로 종결되거나 한 여자의 운명적인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게 대부분 이였다 뻔 한 결말을 알면서도 이야기의 종착 지점까지 시청자와 관객들은 선(善)한 인물로 분한 극중 인물과 동일화되어 분노와 감정을 쏟아내며 극과 밀월을 즐기게 된다. 결말을 알면서도 유교적인 문화가 베어있는 사회에서 불륜, 치정, 복수는 그만큼 악인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요즘 복수의 반전은 과거와 현재, 비현실의 시공간을 초월적으로 넘나드는 소재로 넘쳐나고 드라마보다 더한 잔인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뉴스의 홍수에도 불멸의 소재는 남 여 간의 드라마틱한 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작가가 위대해지는 순간은 드라마를 단순한 이야기로 만들지 않는 상상력에 있다. 여기에 재미, 감동, 서스펜스와 극적인 긴장감이 더해지면 극은 살아나고 배우들의 연기로 플롯은 현실처럼 느껴지게 되고 연극을 보는 현장감 있는 재미에 절정을 이루게 된다. 보너스로 드라마와 연극 즐기기의 맛은 오감의 정점을 향하게 된다. 섬뜩한 복수의 욕망으로 둘러싸여 반전을 거듭하며 기막힌 한 인간의 운명과 복수의 업을 소극장에서 3시간에 걸쳐 관객 시선을 고정하는 작품이 있다. 단순한 플롯에 가족사가 더해지고 2~3대에 걸친 운명적인 복수의 종착역을 한 가족의 업보(業報)로 만든다. 아들은 죽고 대를 잇는 손자를 죽일 수밖에 없는 예기치 못한 운명을 가진 한 중국집안의 이야기에 에로티시즘적인 욕망과 멜로, 신분, 섬뜩한 복수의 욕망으로 둘러싸여 반전을 거듭하는 연극이다.
연극 애호가나 일반관객들은 <뇌우>로 국내 연극무대에서도 알려진 중국의 대표적인 작가 조우 원작 <원야>의 이야기를 각색한 극단 인어 최원석 연출의 <살·색>(대학로 아름다운극장)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만하다. 그동안 <변태>,<불멸의 여자> <빌미>, <화로> 등 현대적인 연극 문법으로 작가적 희곡 쓰기와 감각적인 연출로 한국 사회의 권력의 환부와 부조리의 민낯들을 양식적인 연극언어로 날카롭게 파고 들었던 최원석 작품이다. 2022 가을 ‘인어(人語)의 향연 시리즈’ 1탄 해롤드 핀터의 <생일만찬> 에 이어 두 번째 연극으로 기획된 작품인데 무대가 특별한 점이 있다. 인간과 삶의 부조리한 현상을 다루고 있는 원작 희곡 <생일파티>는 현대극에서도 고전이 되고 있는 작품이고 원작 중국희곡 <원야>를 각색해 무대화하고 있는 이번 작품 <살·색>도 1936년에 발표한 작품인데도 해석과 무대는 현대적이다.

최원석의 원시적인 연극성과 에로티시즘
최원석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연극무대가 초현실적인 무대나, 코로나19로 연극과 영상 드라마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 시대에 아마도 연극적인 전통성과 연극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아날로그 연극 정신으로 무장해 희곡작가와 연극연출자로 무대에서 전투태세를 보인다. 무대 기술이 연극의 플롯을 압도하고, 연출적인 상상력이 멀티미디어화 되어가는 요즘 연극방식에 연극무대의 전통성을 회복해 관객과 정면승부를 해보려는 도전적인 자세가 보이면서도 무대로 돌아온 고전 두 편의 연극적인 기대감을 실망시키지 않는 승부사적 기질을 보인다.
연극 <살·색>(殺色)의 이야기는 마 씨 가문과 장강 가문을 중심으로 대(代)를 이은 비극적 운명과 업보에 관한 이야기다. 춘희를 사랑한 장강은 마을에 지주인 양아버지로 모신 동생 마대성의 부친으로부터 토지를 빼앗기고 여동생은 창녀로 팔려 간다. 아버지는 잔혹한 죽임을 당하고 장강은 두 다리에 족쇄가 묶여 감옥에서 10년 세월을 보내게 된다. 장강과 사랑한 춘희(윤재진 분)는 마대성의 첩으로 노예가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 극이 흥미로워지는 것은 여기에 극중 인물 춘희를 둘러싸고 마대성(지근우 분)과 장강(윤상호 분)의 삼각 관계적인 질긴 애정과 사랑이 더해지고 매력적인 춘희의 에로티즘적인 뜨거운 내면 욕망이 섞여진다. 마치 영화의 강렬한 한 장면처럼 도발적인 장면들이 배치된다.

비극적인 운명을 직감한 마대성의 모친 왕염(송예리 분)은 맹인으로 살아가면서 가문을 지키기 위해 복수의 업을 피하려고 하는데 그 비극적 운명은 마 씨 가문의 대를 잇는 마대성의 아이를 향해 치닫게 된다. 가문의 업은 비로소 죽음으로 몰락하고 운명의 저주로 왕염이 앞을 못 보는 신세가 된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연극은 대가 끊겨야 하는 장강의 쇠사슬처럼 질긴 업을 끊어 낼 수 있는 왕염과 마 씨 가문의 비극적 운명을 다루고 있는데 마지막 장면으로 왕염은 기구한 운명을 보인다. 장강을 향해 내려친 섬뜩한 도끼의 핏물은 아이의 죽음으로 돌아오고 장강은 춘희를 통해 권총으로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왕염과 마 씨 가문의 업보는 인간의 에로티즘적인 욕망과 사랑도 한 인간의 기구한 숙명과 운명 앞에서는 저주의 비극으로 그 생명이 살육의 전쟁터가 된다. 죽음의 파멸로 가문의 업은, 비로소 질긴 쇠사슬의 업을 끊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장강이 탈옥해 돌아오는 것으로 시작되는 연극 <살·색>은 마치 동화 속 기찻길 옆 마을의 비극적인 이야기로 시작된다. 마 씨 가문의 업의 시간여행을 우보(박현욱 분)로 부터 악의 인연이 과거로부터 떠나듯 시작된다.
무대공간은 소극장 무대인데도 대나무 숲으로 공간을 개방적으로 배치하고 최원석 특유의 양식화된 연극적 장면들이 긴장감 있게 무대로 배치된다. 춘희를 중심으로 도발적인 에로틱한 장면들을 연출하면서도 마 씨 가문의 비극적인 서사를 양식적인 극적 구조들을 이루면서도 조우의 사실주의 장면들로 연출 언어를 배합하면서도 배우들의 밀도 있는 연기와 긴장감 있는 앙상블을 이루어 내고 있다. 이례적으로 소극장 무대에서 3시간을 흥미롭게 무대를 구현하고 지켜내는 것을 보면, 최원석 연출은 연극의 본질을 회복하는데 80%는 성공한 것 같다. 특히 무거운 서사의 틈에서도 긴장과 이완으로 극의 균형을 잡으며 웃음을 형성하는 박현욱은 연극 <빌미>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이고 있고 춘희로 분하고 있는 윤재진은 도발적이면서도 광기적 욕망의 연기로 서사의 살점들을 무대로 응집한다. 노파의 비극적인 운명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송예리와 윤상호의 내면성, 지근우의 연기의 정직함이 최원석의 시선을 따라가면서도 원작 희곡의 경계를 이탈하지 않는다. 그만큼 극단 인어 최원석 연출의 시선이 중국 고전의 맛을 정직하면서도 파격적으로 무대로 그려내며 30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중국 고전에 채색된 현대적인 연극 감각을 이해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추천하는 연극이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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