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단 페퍼저축은행이 ‘학교 폭력’ 논란으로 V리그를 떠난 이재영(26)과 접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자배구 팬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팬들은 1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리는 여자 프로배구 2022~23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이재영의 복귀를 반대하는 트럭 시위를 진행한다고 예고했다.

시위 주최 측은 19일 “학교폭력 가해자이자 대응 과정에서도 수많은 물의를 일으켰던 이재영을 영입하고자 하는 보도를 접하고 광주광역시청, 페퍼저축은행 본사, 미디어데이 행사장에 팬들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과 근조화환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학폭 가해자 팬들과 화해? 팬들은 화해할 생각이 없다!’ ‘민주화의 고장 광주에 무력행사 학폭범을 품으라니요’ ‘팀컬러가 젊은 선수들의 패기? 진짜 사람 패는 선수를 데려오면 어쩌나’ 등의 문구로 트럭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KBS는 프로배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재영과 페퍼저축은행 측이 최근 두 차례 만남을 갖고 입단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페퍼저축은행 측도 KBS에 “최근 배구대표팀에서 부상당해 시즌이 끝난 하혜진의 전력 이탈에 대한 부담감을 덜기 위해 이재영이라는 검증된 실력의 공격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페퍼저축은행 측은 아직 완전히 영입을 결정한 건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퍼 구단 관계자는 “무엇보다 학폭 피해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화해가 전제되어야 하고, 배구계에 일으킨 물의에 대해 배구 팬들에게도 설명과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영도 “많은 사람에게 죄송한 마음 가지고 있고, (만약) 복귀한다면 더 좋은 모습으로 최선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잡아서 잘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여자프로배구 막내구단인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V-리그에 뛰어들었지만 기존 구단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28패 승점 1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6위 흥국생명(10승23패 승점 31)과도 격차가 컸다. 창단 첫 시즌 전력의 차이를 실감한 페퍼저축은행은 팀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재영 영입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영은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인 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2014~2015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데뷔하며 신인왕을 차지했고, 2016~2017시즌 정규리그 MVP를 거머쥐었다. 2018~2019시즌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면서 두 번째 MVP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쌍둥이 자매 이다영과 함께 흥국생명 소속으로 활약했던 아웃사이드 히터 이재영은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며 소속팀에서 방출, 대한민국배구협회에 의해 국가대표에서 영구 퇴출됐다. 동생 이다영은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 이적을 거쳐 루마니아 리그로 건너가고, 이재영은 왼쪽 무릎 통증 재활을 위해 귀국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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