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 불리길 거부하고 우크라이나 작가로 남은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첫 그램책 ‘왜 아무도 고슴도치를 쓰다듬어 주지 않을까’(템북출판사)가 나왔다.
이 책은 ‘나’의 정체성을 깨닫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작은 고슴도치는 길을 걷다 다른 동물들을 본다. 고양이는 주인이 쓰다듬어 주자 만족스러운 듯 꼬리를 위로 올리고 가르랑댔다. 개와 말도 주인이 쓰다듬어 주자 행복해했다. 강아지와 고양이, 말은 모두 주인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았다. 주인이 쓰다듬어 주면 좋아했다.
반면 어린 고슴도치는 아무도 자신을 쓰다듬지 않는다. 그 때 들판에 혼자 앉아 울고 있는 고슴도치에게 작은 회색 쥐가 나타나 고슴도치의 콧물을 닦아 주고 왜 울고 있는지 묻는다.
과연 고슴도치는 아무도 자신을 쓰다듬어 주지 않는다는 슬픔과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을까?
‘나’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안내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고슴도치는 아무도 자신을 쓰다듬어 주지 않는 것이 속상하고 슬프다.
작은 고슴도치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다른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부러워하고 결핍을 느낀다.
고슴도치는 다른 동물과 자신의 모습을 보며 우울해하지만 작은 회색 쥐를 만나 자기의 참모습을 깨닫게 된다. 작은 회색 쥐는 야생동물이다. 그래서 자기를 쓰다듬어 주는 사람이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작은 고슴도치는 안도하며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고슴도치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도 우리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된다.
이 책은 친구의 소중함을 발견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작은 회색 쥐는 울고 있는 고슴도치에게 다가와 콧물을 닦아 주고 왜 고슴도치가 다른 동물을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지 일깨워 준다. 친구는 우리에게 힘이 되어 주기도 하고 길을 보여 주기도 한다.
템북의 강민영 편집장은 “요즘 애완동물을 기르는 집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주인이 쓰다듬어 주는 동물과 그럴 필요가 없는 동물을 보면서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은이 안드레이 쿠르코프는 1961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 아내와 세 아이들과 살고 있다. 일본어를 전공하고 11개 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외국어에 능통한 그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오가며 저널리스트, 영화 카메라맨,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펭귄의 우울』, 『펭귄의 실종』, 『대통령의 마지막 사랑』 외 20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의 소설들은 유럽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대표작 『펭귄의 우울』은 스위스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터키어 등으로 번역됐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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