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관계사들이 11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줄줄이 급락 마감했다. 검찰이 빗썸 최대주주와 경영진의 횡령 혐의를 수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영향이다.
인바이오젠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9.76% 떨어지며 하한가인 885원에 마감했다. 다른 빗썸 관계사인 비덴트와 버킷스튜디오도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0.00%, 29.72%씩 하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채희만)는 빗썸 관계사 경영진의 횡령 혐의를 포착, 지난 7일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 소식이 장 마감 이후 전해진 탓에 주가에 미친 영향은 이날부터 나타났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 34.22%를 보유하고 있는 빗썸의 단일 최대 주주다. 빗썸홀딩스는 빗썸코리아 지분 73.6%를 보유하고 있고, 빗썸코리아는 빗썸의 운영사다. 빗썸 자체는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빗썸 지배구조는 ‘이니셜 1호·2호 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빗썸’으로 요약된다.
최근 배우 박민영과 열애설이 난 사업가 강종현씨의 친동생으로 주목을 받은 강지연씨는 이니셜과 버킷스튜디오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빗썸홀딩스 사내이사도 겸하는 중이다. 강지연씨는 2020년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3개사를 23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포착한 빗썸 관계사 경영진의 횡령 혐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강지연씨가 회사를 매입한 뒤 전환사채(CB)를 통한 수상한 자금 흐름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버킷스튜디오의 2021년 매출액은 264억원, 영업손실은 79억원이다. 비덴트의 2021년 매출액은 177억원, 영업이익은 8억원 규모다. 하지만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는 강지연씨가 취임한 2020년 8월 이후 CB와 주식연계채권(BW), 전환우선주를 7813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이후 전환권 행사가 가능한 날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중 하나인 ‘FTX가 빗썸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를 내보내며 주가 상승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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