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당역 살인사건’ 유족 측이 20일 “더 이상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 고인의 명예가 훼손된다면 이는 곧 남아있는 유족분들의 슬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을 대리하는 민고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의 본질은 피해자가 피의자에게 2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입었고, 결국 살인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 이외 모든 것은 부차적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분께서는 누구보다 강하고 용감한 분이었다. 더 이상 범죄 피해 속에서 지낼 수 없다는 생각에 고소를 결심했고, 피고인(전주환)이 자신의 범행에 온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며 탄원서를 작성하고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에도 적극적으로 경찰 수사관님과도 소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분이 마지막으로 작성한 탄원서에도 ‘누구보다도 이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제가, 합의 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밝히는 강하고 용기 있는 분이었다”며 “피해자분께서는 생전에 아무에게도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고 이 일로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염려했다”고 설명했다.
민 변호사는 “그런데 피고인의 추가 범행으로 피해자분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고 초기에는 전혀 다른 사실관계로 보도가 이뤄졌다”며 “유족분들의 뜻에 따라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저는 언론 인터뷰를 계속했지만 기사는 저의 의도와 달랐다”고 주장했다.
민 변호사는 “때로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 인터뷰가 수사권 등 누군가의 정치적 담론의 근거가 되기도 하는 등 고인의 죽음이 누군가에게 이용되는 것 같아 더욱 침묵하게 됐다”며 “더 이상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 누군가에게 이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기존에 공개된 사실관계가 누군가의 정치적 담론의 근거가 되도록 해석하지 말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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