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섰다.
피의자인 전직 서울교통공사 직원 전모(31)씨는 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오후 2시 6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 앞에 도착했다.
그는 전날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로 호송될 때와 같은 옷차림이었다. 이날도 범행 과정에서 다친 손을 치료받아 왼쪽 손에 붕대를 감은 채 하늘색 상의, 검정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이었다.
전씨는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경찰 호송차에서 내려 빠르게 법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할 말 없나” “왜 범행을 저질렀나” “범행 계획한 것 맞나”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굳게 입을 다문 채 법정으로 향했다.
전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씨의 신상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전씨는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전 직장 동료 A씨(28)을 뒤따라 들어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1시간 넘게 역사 화장실 근처에서 A씨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다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위해제 상태인 전씨는 회사 내부망에 접속해 직원 배치표를 보고 A씨 근무지를 알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A씨의 입사 동기로 과거의 신고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입사 이후 전씨로부터 지속적인 스토킹에 시달리다 지난해 10월 몰래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로 전씨를 고소했고, 3개월 뒤에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차 고소했다. 전씨는 이 사건 재판 선고를 앞두고 있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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