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후곤 서울고검장(57·사법연수원 25기)이 7일 퇴임식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지난 5월 고검장 승진 이후 4개월 만에 27년 검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 고검장의 사임은 그가 ‘검수완박’ 국면에서 앞장서 부당함을 호소했던 대표 인사였다는 점에서 검찰 안팎의 눈길을 끌었다. 퇴임식을 마치고 서울고검 청사를 떠나는 그를 이원석(53·27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직접 배웅했다.
김 고검장은 퇴임식에서 “시작도 즐거웠고 끝도 행복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날 검찰 직원들에게 보낸 사직인사에서 “검사 생활의 시작도 두려웠고, 끝도 두려웠다”고 했었다. 그는 퇴임식 당일 새벽 3시에 그 문장을 거꾸로 고쳤다며 웃었다. 이어 “검사 생활 동안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어려움도 있었으나 그것도 이제는 추억”이라며 “27년 동안 저를 이끌어준 사람들을 스승으로 기억하겠다”고 했다.
경남 남해 출신인 김 고검장은 경동고와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수원지검 특수부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주요 특수수사 부서를 거치며 검찰 내 ‘특수통’으로 분류됐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서울북부지검장, 대구지검장을 거쳐 올 5월 서울고검장에 취임했다. ‘비윤(非尹)·비서울대’ 출신으로 윤석열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군 4명에 올랐지만 최종 지명되지 않았다.
김 고검장은 청사에 근무하는 직원들과 수평적으로 소통하면서 수사의 원칙과 정도를 지킨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그의 퇴임식엔 검사들뿐 아니라 그와 업무로 인연을 맺었던 수사관·실무관들이 자리를 지켰다.
김 고검장은 검수완박법과 관련해 “검찰이 무엇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조직 이기주의나 권한을 지키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의로운 것은 정의롭게 끝날 것이며, 이미 그 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고검 청사를 떠나는 김 고검장을 배웅했다. 이 후보자는 “지금껏 검찰에서 오랫동안 봉직하면서 국민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해 온 선배의 퇴임을 축하하러 왔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차에 타기 전 두 사람은 악수와 포옹을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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