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북상하면서 부산, 울산 등 남부지방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도와 경남도, 부산시 등은 전날 최고 단계의 대응 태세인 비상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위험지역과 저지대 거주자 수천명은 태풍 상륙 전에 먼저 대피했지만 강풍과 월파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부산에서는 운전자가 침수된 도로에 갇혔다가 구조되고 해안가 저층 건물들은 파도가 넘어오는 월파(越波) 등 피해가 발생했다.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5시30분까지 부산의 지역별 누적 강수량을 보면 금정구가 150㎜로 가장 많았고, 북구 146㎜, 사상구 128.5㎜, 중구와 영도구 85.2㎜ 등을 기록했다. 최대풍속은 강서구에서 초속 35.4m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초속 30m 안팎을 기록했다.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에 따른 112신고는 132건 접수됐다. 이날 오전 5시쯤 부산 서구 암남동 한 도로에서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구조 요청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태풍이 상륙한 직후로, 해당 도로는 물에 잠긴 상태였다. 다행히 구조대가 차량 유리를 부순 뒤 운전자 50대 남성을 무사히 구출했다.

바다와 가까운 인근 도로에는 600m 구간에 걸쳐 월파 피해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간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도로에도 월파 피해가 이어졌다. 파도가 해안도로 바로 옆 구조물을 넘어 왕복 4차선 도로를 덮쳤고, 바닷물이 고층 건물 사이에 놓인 도로 안까지 향했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엘시티, 마린시티 등 부산 해운대의 초고층 아파트 주변은 이른바 ‘빌딩풍’과 ‘월파’ 현상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빌딩은 바람이 높고 좁은 초고층 건물 사이를 통과하며 위력이 강해져 부는 바람으로, 주변보다 2배 강도로 돌풍이 분다. 고층에서 깨진 유리창으로 인한 2차 피해까지 일으킨다.

같은 시간 울산 상황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울산 주요 지역 최대풍속을 보면 이덕서에 36.4m의 강풍이 불었고, 울주군 간절곶(32m), 온산(30.4m), 삼동(23.4m) 등에도 거센 바람이 불었다. 울산의 4개 댐 가운데 오전 4시 기준 회야댐(만수위 31.8m)과 대암댐(48.5m)은 수위가 각각 32.26m와 49.94m를 기록, 만수위를 넘어 월류 중이다.

울산에서는 오전 1시쯤 울주군 언양읍 남천교 아래 하천에서 20대 남성 1명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재 소방 당국과 경찰 등 50여명이 투입돼 수색 중이지만 하천물 유속이 빨라 현재까지 실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1시23분쯤에는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일원 100여 가구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강풍으로 나무가 전선으로 넘어지면서 전력 공급이 끊긴 것이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오전 6시를 기해 태화강 태화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외에 강풍에 건물 외벽이 떨어지고, 차량이 불어난 물에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울산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6시부터 6일 오전 7시까지 649건의 신고를 받아 조치했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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