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와대를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청와대 첫 전시회가 시작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장애인 작가들의 그림 전시회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를 개막했다.
이번 청와대 전시회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매년 개최하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 에이플러스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며 9월 19일까지 이어진다. 문체부는 청와대 첫 전시회로 장애인 예술가들에게 문을 열어준 것은 장애인 예술가를 위한 작업 공간과 전시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은주 총감독(장예총 대표)은 이날 개막식에 앞서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1·2차 공모를 통해 총 50명의 작가를 선정했다”면서 “모든 장애인들이 관람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전시라는 게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춘추관 건물을 조금도 손상하지 않고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가벽을 세워 작품을 걸었다”고 덧붙였다.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은 춘추관 2층이다. 춘추관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건물로 1990년 완공됐으며 2층은 언론 브리핑 장소로 사용됐다.
전시장으로 변한 춘추관에는 발달·지체·청각 장애인 예술가 50명이 출품한 서양화, 한국화, 문인화, 병풍, 서예 등 59점이 걸렸다. 입구 안쪽 벽에는 무형문화재 이정희 작가가 만든 자수 병풍이 늘어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개인 소장품으로 대통령실에 걸려 있었던 김현우 작가의 ‘파시잭슨 수학드로잉’도 전시장에 초대됐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작품을 바라보는 장면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한 발달장애인 화가 정은혜씨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정 작가와 배우 한지민씨가 포옹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이날 시작된 청와대 첫 전시회가 전시 공간으로서 청와대의 매력과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시장으로서는 너무 좁아서 작품들 사이의 간격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또 건축물에 손을 대는 데 제한이 있어서 그런지 조명이나 동선 등도 어수선했다.
전시회에서는 장애인 관람객을 위해 점자 도록과 안내서, 오디오 도슨트, 수어 통역 등이 제공된다. 또 휠체어 접근로를 새로 마련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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