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병역으로 인한 학업 중단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제도인 ‘석사장교(특수전문요원)’ 제도를 악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25일 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1991년 2월 9일 입대해 같은 날 육군 소위로 복무를 만료했다고 신고했다. 입대와 동시에 전역이 가능했던 이유는 1980년대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석사장교 제도 때문이다. 해당 제도는 6개월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 군 복무를 인정해주는 제도로 1982년 만들어졌다.
석사장교 제도는 ‘지속적인 학업 유지로 향후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전역 이후 곧바로 박사 과정을 밟지 않고, 3년 가까이 지난 1994년 1월에서야 박사 과정을 시작했다. 오히려 석사 학위자로 졸업한 뒤 4개월 만에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제도 취지를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한 후보자의 전역일은 그가 삼성생명 직원으로 근무했던 시기와 겹친다. 한 후보자는 1990년 6월부터 1993년 3월까지 2년 10개월 동안 삼성생명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사청문준비단은 “한 후보자는 삼성생명에서 입영 휴직하고 6개월 군사교육을 이행한 후 복직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 성윤모·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현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해당 제도를 활용해 군 복무를 이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었다. 석사장교 제도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자녀를 비롯한 고위층 자녀들의 군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1990년 4월 폐지됐다. 인사청문준비단은 “당시 법 규정상 전역 후 학위 취득 또는 연구기관 재직 등의 추가 요건이 없었다”고 말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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