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영 교수의 ESG와 기독교-1] ESG와 기업 가치, 그리고 교회 가치

Է:2022-08-19 11:01
:2022-08-27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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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의 약자인 ESG란 용어는, 2004년 UN Global Compact와 20개의 대형 금융기관에서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투자의사 결정 시, 피투자기업의 환경 및 사회적 성과와 윤리적이고 효과적인 지배구조를 가졌는지를 고려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제시되었다. 2006년 4월에는 당시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이,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함께 유엔책임투자원칙(The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UNPRI)을 제정하고, 기업의 환경성과, 사회적성과, 기업의 지배구조를 투자의사 결정에 적극 반영하기로 합의하였다.

특히 자본시장 참가자들이 기업의 ESG성과에 선도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변화의 원인으로는, ESG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가, 통합적으로 기업의 평판을 만들어 내고, 기업의 가치와 직접 연결됨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상관관계가 향후 더욱 커질 것임을 인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영학에서 기업의 가치는, 미래에 유입될 순 현금 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금액으로 표현하는데, ESG 성과가 좋은 기업이, 결과적으로 미래에 유입될 순현금흐름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자본시장의 전문가들이 판단한 것이다.

2010년 이후 2021년 말까지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ESG 등급과 기업가치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선행연구, 40여편을 살펴보니, 대부분의 연구에서, ESG 등급과 기업가치 간에는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2018년 본인이 공저자로 참여하여 진행한 연구가 있는데, 과거 7개년도, 3,390개의 기업-연도를 대상으로 한 연구이다. 연구의 결과, 기업의 ESG 성과가, 1년 후, 2년 후, 그리고 3년 후까지도, Tobin’s Q로 측정한 기업가치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며, 특히 2년 후의 상관관계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즉,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ESG 성과가 미래의 가치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ESG경영은 몇 가지 경로를 통하여 기업의 가치로 연결될 수 있다. 첫째, ESG경영은 위험관리에 직접 기여함으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E와 관련하여, 전 인류의 존립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기후위기는, 이제 시작 단계로, 개별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워갈 것이 틀림없다. 또한, G와 관련해서는, 기업의 불법적이고 비윤리적 행위는 기업을 한순간에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교회의 경우에도 지도자의 비윤리적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전횡, 불법행위가 통제되지 않을 경우, 교회 공동체에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음은 동일하다.

둘째, ESG경영은 IT와 SNS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새로운 수익창출의 원천이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정 기업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가치사슬 내에서 중간단계 공급자(suppliers)들에게 우세한 협상력을 무기로,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대금지급을 미루는 등의 행위를, 관행적으로 한다면, 이러한 정보는, 더이상 내부정보로 머물러 있지 않게 된 것이다. 기술의 진보가 사회를 더욱 투명하게 만든 결과이다. 이 두 번째 경로의 경우에도, 오늘날 한국교회에에 적용이 될 수 있다. 일부 교회의 불투명한 재정운영과, 비리,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소식은, 더 이상, 교회 안에 머물러 있지 않게 되었다. SNS, 온라인 매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신앙공동체의 구성원 뿐만 아니라, 사회에 신속하게 알려지게 되고, 교회의 윤리성과 이중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증폭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인, 예수 그리스도가 이끄는, 참된 제자로서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과,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교회와 신앙인의 사례들은, 긍정적이고 선향 영향력을 더욱 확장시킬 것이다.

셋째, ESG경영은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고, 혁신을 통해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여, 원가의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사슬(supply chain) 내의 협력업체들과의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ESG성과는, 결과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과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가나안 성도가 점점 늘어나는 현상의 주요 요인은, 교회의 물질주의적 행태와, 불합리한 운영방식, 일부 교회에서 발생한 리더들의 비윤리적 행태에 실망하여, 교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어버리게 된 것일 수도 있다. ESG경영의 정신과 전략은, 성경적이면서도, 현재의 기독교계가 가진 위기를 타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ESG경영은, 기업의 생존 및 성장과 직결되는, 자본조달 비용과,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 GSIA가 2년마다 집계하는 발표자료(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Review, 2021)에 따르면, 유럽, 미국, 카나다, 호주, 일본을 포함한, 세계 5개 지역의 국제자본시장에서, 지속가능투자가, 2020년 약 35.3(trillion)조 달러에 달하는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속가능투자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전략이, 바로 ESG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ESG통합투자이다. 한국교회의 경우에 적용해보면, 교회의 ESG성과는 재정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교회의 재정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성스롭지 못하다는 관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이웃사랑의 선한 목적을 위해, 귀하게 쓰여질 수 있는 자원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전통 있는 교회들이 재정문제로, 위기에 빠져있다는 소식은, 이미 많이 접하고 있다. 한국교회의 경우에도, 7~80년대 고도 성장기 이후의 타성으로 인해, 교회의 갱신과 선한 영향력의 제고의 관점에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ESG 경영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전략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경험하고 있고, 또 미래에 경험하게 될 수도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유용한 아이디어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SG경영과 기업가치의 상관관계는 더욱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은 ESG경영을 조직내에서 내재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교회도 교단과 개교회 차원 모두에서, 지배구조(G)에 어떠한 변화를 주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 같다. 또한 교회의 사회적 성과관리(S)에도, 그동안 부족했음을 인식하고, 회개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교회 차원의, 환경과 생태에 대한 기여(E)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미, 소외계층과 약자를 위한 다양한 노력과 사회적 책임사역을 하고 있는 개교회도 많이 있지만, 교회 공동체 차원에서, 지역사회(S)에 대한 기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상황이다. 교회의 본질적 가치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어떻게 실천하고 이웃과 소통할 것인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교회도 ESG경영의 사례에서, 오늘날의 위기를 타개할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회가 어떻게 세상으로부터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가 하는, 이원론적 사고를 지양하고, 겸손함으로 배움과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호영 교수는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ESG경영, 경영윤리, 내부통제와 회계감사, 재무회계와 관련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내, ESG/기업윤리 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다수의 금융 및 IT기업, 공기업 등의 ESG 평가와 관련된 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학술활동으로 (사)한국윤리경영학회 회장과 (사)한국회계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정리=

전병선 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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