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월마트 ‘어닝 서프라이즈’ [3분 미국주식]

미국을 대표하는 유통 체인 월마트가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를 5% 넘게 끌어올렸다. 주택용 자재를 유통하는 홈디포도 호실적을 확인하고 주가를 4% 이상 높였다. 지난 1분기 연이은 ‘어닝 쇼크’로 하락장을 가속했던 유통가가 살아나면서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우려를 다소 잠재웠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7일(한국시간) 239.57포인트(0.71%) 오른 3만4152.01에 마감돼 5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월마트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개장을 앞두고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1528억6000만 달러, 순이익은 51억5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88달러로 집계됐다. 조정 EPS는 1.77달러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서 취합된 월스트리트 전망치에서 매출은 1508억1000만 달러, EPS는 1.62달러였다. 모든 실적이 전망치를 웃돌았다.

월마트는 지난 5월 전망치에 부합하지 못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2분기와 올해 이익 전망치를 하향했다. 이로 인해 실적 발표 당일에만 주가가 11% 넘게 빠졌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인 월마트의 주가 하락은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주가의 흐름을 상향으로 반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5.11%(4.77달러) 상승한 139.37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월마트의 3분기 호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꾸준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현실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스채널 CNBC는 “월마트가 지난달 ‘고물가에 시달리는 고객들이 의류나 고가의 제품보다 생필품을 더 많이 소비하고 있다’며 이익 경고를 재확인했다. 월마트는 전망치를 뛰어넘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생필품 위주의) 소비 경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홈디포도 월마트처럼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437억9000만 달러, EPS는 5.05달러로 집계됐다. 레피니티브 전망치에서 매출은 433억6000만 달러, EPS는 4.94달러였다. 발표된 실적은 전망치를 상회했다.

주로 생필품을 판매하는 월마트와 다르게 홈디포는 주택용 자재를 유통해 건설 경기의 영향을 받는다. 7월 신규주택 착공은 전월보다 9.6% 감소한 연율 144만6000채로 집계됐지만, 스스로 집을 짓고 꾸미는 소비 심리까지 위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홈디포 CEO 테드 데커는 “도전적이고 역동적인 (시장) 환경을 탐색하는 동안 고객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해냈다”고 2분기 실적을 자평했다. 홈디포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06%(12.77달러) 뛴 327.38달러에 마감했다.


미국 가정용 생활용품 소매점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이날 나스닥에서 29.06%(4.65달러) 급등한 20.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일간 상승률은 장중 한때 50% 이상으로 치솟아 28.6달러를 터치하기도 했다. 이미 하루 전에도 23.55%나 오른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급등 랠리를 이어갔다.

이 종목은 지난달부터 시작된 반등장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급등한 ‘밈스톡(meme stock)’으로 평가된다. 밈스톡은 미국 커뮤니티 레딧 회원을 중심으로 맥락 없이 등락하는 주식을 말한다. 미국 게임 체인 게임스톱,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가 대표적인 밈스톡이다. 순식간에 매도세에 휩쓸릴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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