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한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사실 여부에 의문을 제기했다.
AP·로이터 통신 등은 북한이 그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명확하게 발표하지 않고 ‘유열자(발열환자)’ 수만 공개했다는 점을 일제히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12일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이후 발열환자는 두 달 만에 누적 477만명까지 늘어났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 대부분은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명확하게 발표하지 않은 것은 당연히 검사 키트 공급이 부족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날 전체 발열환자 가운데 누적 사망자 수가 74명에 그쳤다고 자평했지만, 지난달 29일부터는 일일 발열자 발생 수가 ‘0명’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AFP 통신은 한국과 북한의 통계를 비교하며 의문을 제기했다.
AFP는 “한국은 최첨단 의료체계를 갖췄고 백신 접종률이 높았는데도 코로나19 치명률이 0.12%였다”며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세계 전문가들이 북한의 통계를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방식대로 발열자 대비 사망자로 코로나19 치명률을 계산하면 0.0016%에 불과하다. 세계 최저 수준에 해당하고 한국의 75분의1 수준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북한의 의료체계는 세계최악 수준”이라며 “병원에는 장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중환자실도 거의 없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도 없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국영방송 RT도 북한의 방역 승리 선언을 해설없이 전하며 코로나19 사망자 수 통계에 대해 “별도로 확인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상당수 전문가는 이를 믿기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고, 가디언은 “WHO가 지난달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사실상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배경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통제로 지장을 받던 해외무역을 재개하려는 절차”라고 분석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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