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40대 남성이 자신의 어머니가 잔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살해한 혐의에 대해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범행 후 숨진 어머니의 유품을 유용하거나 휴대전화를 도피용으로 사용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하는 치밀함을 보인 점 등에 대해 가중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허정훈 부장판사)는 9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5)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공판에서 A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특정시간대 외출제한·주거 지역 제한·피해자 등 특정 내 접근 금지 등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검찰 측은 “정신장애를 앓는 피고인이 어머니로부터 ‘술을 마시면 행실이 좋지 않다’며 잔소리를 들었다는 이유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방법 또한 잔혹하며 곧바로 자수하지 않고 피해자의 유품을 유용하거나 휴대전화를 도피용으로 사용하는 등 경찰 추적을 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고인이 범행 동기나 고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과 무관하게 과거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장기간 정신 치료를 받고 있고, 면담 과정에서도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사실 의심이 되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상적 상황과 다소 다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는 점을 최대한 참작해 주시고, 피고인이 가족들을 보살펴야 되는 현실적인 부분 등을 감안해서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고개를 떨군 채 “유일하게 저를 지지해준 분이었다. 후회한다”고 했다.
A씨의 선고 공판은 8월 30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A씨는 지난 4월 21일 오후 5시21분쯤 전남 광양시의 한 주택에서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 B씨(62)를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다음날인 4월 22일 광주 동구 대인동에서 검거됐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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