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에서 취재진이 인사 문제를 지적하자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말한 것과 관련해 “나와서는 안되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8일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은 이후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당 지도부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나 당을 향한 작심 비판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 의식도 없었던 것”이라며 “강 대변인은 할일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박순애 신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부실인사, 인사실패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반문한 뒤 다른 취재진들에게 “다음 질문 (하시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 대표의 지적은 이런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을 옹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대변인은 지난달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순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것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당시 박 대변인의 비판에 격노했다는 조선일보 칼럼을 인용했다. 해당 칼럼은 박 대변인의 논평이 그를 뽑은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로 연결됐다고 추측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대표는 이에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며 “박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할 일 이상을 용기와 책임 의식을 갖고 했다”며 “(윤석열 대선) 후보 옆에서 심기경호하고 다니던 호성공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호성공신은 선조가 의주까지 피란하는데 공을 세운 신하에게 준 칭호를 받은 사람을 뜻한다. 이 대표가 이른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를 호성공신에 비유하며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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