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당대표 선거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이재명·박용진·강훈식(기호순) 후보의 ‘3파전’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인 박·강 후보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꺾기 위해 컷오프 다음 날인 29일부터 단일화 논의를 꺼냈다. 다만 양측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의 단일화를 주장해 결론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세론을 굳히는 것이 목표인 이 후보는 여당의 ‘사법리스크’ 공격에 대응하지 않고 지방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네거티브 전략에 휘말리지 않고 당원, 지지자들을 향한 ‘표심 호소’에만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박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강 후보와의 단일화는 8월 3일 이전에 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며 “당원에게 선택 시간을 줄 수 있으려면 대구·경북·강원의 첫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방식에 대해 “이번 전당대회의 방식이 70%의 당심과 30% 정도의 민심을 반영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당심과 민심에 괴리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말을 넘기지 않고 강 후보와 만나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박 후보가 인지도가 높은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화 시기를 앞당기고 방식도 여론조사에 방점을 찍으면 인지도가 아직 낮은 강 후보가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강 후보는 대놓고 ‘나로 단일화를 해달라’고 선언하고 나섰다. 강 후보는 KBS 라디오에서 “박 후보가 지지율 2등을 하고 있고 저는 출사표 던진 지가 한 달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지지율이 낮다”며 “이럴 땐 오히려 박 후보가 제 손을 들어주면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가자’고 해야 감동을 주고 다시 가슴을 뛸 수 있게 하는 거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어 “(지지율을 따지는 식의) 단일화는 아무 감동과 감흥이 없고 그냥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삼키는 것밖에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두 주자인 이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실점 요인을 최소화하며 지지자를 설득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토론회에서 “저는 기득권에 빚진 게 없어 지금도 모든 영역의 기득권으로부터 총공격을 당한다. 그게 새로운 기회”라고 말하며 자신이 정치개혁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 관련 조사를 받은 참고인이 숨진 채 발견된 것에 대한 의견, 나머지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한 입장 등 관련 질문엔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과 주말 간 강원 춘천을 시작으로 강릉, 경북 안동, 대구, 경주를 찾아 원외지역위원장, 당원 및 지지자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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