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전 중년 여성에서 음주를 많이 할수록 열성 안면홍조나 야간 발한 등 흔한 갱년기 증상의 조기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안면홍조나 밤에 땀이 나 더위를 느끼는 야간 발한 증상은 갱년기 여성의 80% 가량이 경험하고 상당수는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낀다.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권리아 박사 연구팀은 2014~2018년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42세 이상 52세 이하 폐경 전 갱년기 여성 2394명 대상으로 5년간 추적 분석했다.
연구팀은 음주 행태에 따라 평생 금주자, 과거 음주자, 하루 알코올 10g 미만 음주자, 하루에 10~19g 음주자, 하루 20~39g 음주자, 하루에 40g 이상 음주자로 분류했다.
하루 알코올 섭취량 10ｇ은 알코올 함량 25%의 소주를 보통 크기 소주잔 1잔에 마시는 정도다.
갱년기 증상 중 혈관 운동증상인 안면홍조 및 야간 발한은 설문조사를 통해 측정했다. 1점부터 7점까지 척도 중 3점 이상의 괴로움을 느끼는 경우 중등도 이상의 혈관운동 증상이 있다고 정의했다.
분석 결과, 평생 금주자에 비해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중증도 혈관운동 증상 유병 및 조기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는 다양한 음주 습관(주중 음주 횟수, 회당 음주량, 폭음 빈도)으로 확인한 결과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류승호 교수는 19일 “많은 선행 연구에서는 단순히 평균 알코올 소비량에 따라 음주 행태를 정의해 과거에 음주 이력이 있었던 사람들이 비음주군에 포함되어 오히려 가벼운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며 이번 연구의 차별점을 밝혔다.
장유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금주가 폐경 전 여성에서 혈관운동증상 조기 발병 예방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주가 갱년기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선행연구들에서 알코올이 에스토로겐 및 다른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며 난소 부피 감소와도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어 이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Nutrien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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