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8·28 전당대회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은 “민주당이 이기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당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에게 확장성이 없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지표로 드러나지 않았느냐”면서 “‘이탈 민주 세력’을 복원해 승리의 광장으로 가는 길은 박용진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이 의원의 당권 도전에 대해 “두 번의 전국선거에서 연속 패배하고, 또다시 ‘내가 이길 수 있다’며 대세론에만 편승하는 것은 명분도 염치도 없는 일”이라며 “이미 두 번의 전쟁에서 진 패전지장이 다시 지휘권을 갖는 것은 또 다른 패배로 향하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금 민주당은 어떤 상태인가.
“연속된 선거 패배로 당내에 절망과 공포가 서려 있다. 그렇다 보니 ‘다음 선거(20204년 총선)도 이렇게 하다 질 것’이라는 체념이 있다.
지금 당내 만연한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분위기는 이런 체념의 표현이다.
어차피 질 것 같은데, 이재명 말고 다른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느냐는 체념이다.”
-민주당이 연패한 원인은 뭔가.
“그동안 민주당은 약속해놓고 지키지 않았다. 문재인정부는 고위공직자 7대 인사기준을 만들고 지키지 않았다. 단적인 예가 조국 사태다. 국민이 볼 때 불공정했고, 민주당이 말한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았다.
정치개혁을 하겠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국회서 통과시키고도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생긴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 해놓고 후보를 냈다.
이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당을 국민이 신뢰하겠나. 민주당 혁신의 제1원칙은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 되는 것이다.”
-부동산 정책 실패의 영향도 크지 않았나.
“문재인정부는 공급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자산으로서의 주택 성격을 무시하려고 했다.
그러면서 ‘집을 선택할래, 청와대 직을 선택하겠느냐’고 했더니 청와대 직을 버리고 집을 선택해 수십억원의 자산 가치 상승의 이득을 봤다.
자기들은 강남에 살면서 강남에 살 이유가 없다고 하거나, 임대차 3법을 통과시켜 놓고 뒤에서는 임대료와 보증금을 올리는 모습이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겠나.
시장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국민의 상식을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
-‘어대명’은 체념의 표현이라 했는데, 당원 상당수는 이재명 의원을 원하는 것 아닌가.
“민주당이 이기는 정당이 되려면 전쟁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사령탑에 앉히거나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사람을 앉혀야 한다.
이미 두 번의 전쟁에서 진 패전지장이 다시 지휘권을 갖는 것은 그야말로 또 다른 패배로 향하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는 것이다.”
-왜 이재명 의원으로는 안된다는 것인가.
“이재명 의원은 내부에서는 열렬한 지지를 받지만, 외부에서는 심지어 박용진에게도 진다.
민주당이 다시 이기는 정당이 되려면 집 나간 토끼들, 보수와 스윙보터들, 민주당의 탄핵 정치 연합이 돌아와야 한다. 민주당이 최대 다수파였을 때 모든 선거에서 이기지 않았나.
그래서 ‘이탈 민주 세력’을 복원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지금 박용진이 민주당의 당대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박용진이야말로 국민이 기다리는 승리의 광장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에서 질 수밖에 없다는 뜻인가.
“이재명 의원이 확장성이 없다는 것은 이미 여러 조사에서 지표로 드러난 것 아닌가.
대선에서 0.73%포인트 진 것은 앞으로 0.73%포인트만 극복하면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건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를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재명 대표’ 카드는 민주당에 실망하고 돌아선 사람들을 되돌리는 데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가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돼선 안 된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이 이기는 정당이 되어 정권을 다시 찾아오는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재명 의원 측은 사법리스크가 실체가 없다고 말한다.
“이재명 의원의 사법리스크라는 건 우리가 인정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부분이다.
어쨌든 두 번의 연속된 전국 선거에서 패배한 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인정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또다시 ‘내가 이길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아무런 근거도 하나 제시하지 않고 대세론에만 편승하는 건 명분도 염치도 없는 일이다.”
-박용진은 ‘어대명’을 꺾을 수 있나.
“충분히 가능하다. 박용진은 그동안 유치원 3법과 재벌 개혁, 현대자동차 제작 결함에 따른 리콜과 무상수리 조치를 받아내느라 몇 년씩 싸워왔다.
온갖 위협과 협박 속에서 대한민국의 공정을 세워왔기 때문에, 민주당이 가장 어려운 지경에 놓인 지금도 계파의 곁불을 쬐지 않고, 악성 팬덤의 문자폭탄에 무릎 꿇지 않고 용기 있게 할 말을 하고, 할 일을 할 것이다.
우리 민주 당원들이 이기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박용진을 선택한다면 민주당에 변화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97그룹에 속하는 강훈식 박주민 의원은 컷오프 전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단일화 대상이 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뿐인가.
가치를 공유하고 미래의 민주당을 더 큰 정당으로 만들자는 마음이 모이면 김민석 설훈 두 선배와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 총선 공천권에 대한 논란이 벌써 뜨겁다.
“나는 계파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 공천에서 누구를 심거나 쳐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박용진이 대표가 되면 공천 학살에 대한 공포는 민주당에서 아예 사라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공천심사위원회를 총선 1년 전에 띄워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 동네 계모임도 내년 사업을 미리 정하는데, 대한민국을 운영하겠다는 정당이 선거 3~4개월 전에 공심위를 만들고 우당탕탕 심사를 하는 것이 말이 되나.
공심위를 선거 1년 전에 만들겠다는 것은 공천에 당대표의 개입을 완벽히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윤석열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나.
“윤석열정부는 ‘불안 정부’다. 온 국민이 대통령의 아침 도어스테핑(약식 회견)마다 불안에 떨고 있다. 도대체 오늘은 무슨 말을 자기 마음대로 할지, 본인이 지금 얼마나 막중한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여기에 온 국민이 경제 불안과 외교 불안, 그리고 인사에 대한 불안과 검찰 공화국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런 현상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 대폭락이다. 나는 윤 대통령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앞으로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본다.”
최승욱 김승연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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