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에 주차된 대형 트레일러 안에서 27일(현지시간) 시신 46구가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샌안토니오는 멕시코 국경에서 약 250㎞ 떨어진 곳으로 사망자들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이주자로 추정된다.
샌안토니오 소방 당국은 트레일러 안에서 미성년자 4명을 포함한 생존자 16명도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열사병과 탈진으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질식사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찰스 후드 소방서장은 “사망자들의 몸은 만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탈수 상태였으며 트레일러 내부에는 식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샌안토니오의 기온은 섭씨 39.4도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 맥매너스 샌안토니오 경찰서장은 트레일러에 있던 이들은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이주자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3명을 연행했으며 인신매매와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셀로 에브라드 멕시코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이는 ‘텍사스의 비극’”이라며 “희생자들의 국적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 영사관이 현장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이 최근 몇 년 동안 멕시코와 미국이 맞닿아 있는 남부 국경에서 발생한 최악의 이민자 사망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샌안토니오에서는 2017년 7월에도 트랙터 트레일러에서 10명의 이민자가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운전을 했던 제임스 매튜 브래들리 주니어는 밀수 작전에 가담한 혐의로 이듬해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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