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출국하기 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환담을 갖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25일 “윤 대통령이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 출국하지만 공항에서 여당 지도부와 환담을 갖는 행사는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참석한다. 이를 계기로 약 10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그간 해외 순방 등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서울공항에서 환담을 나누는 것은 관행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결정은 이례적으로 받아 들여진다.
정치권에서는 당 내홍이 이같은 결정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이 대표의 ‘성상납·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관한 징계 논의와 혁신위원회 구성 등을 둘러싸고 최고위 내부 갈등이 적지 않았다. 지난 24일에는 이 대표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과 충돌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24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 징계 추진과 최고위 내부 갈등 등 어수선한 당 상황에 대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인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의 발언은 사실상 이 대표를 저격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이에 SNS에 장 의원 발언이 담긴 기사 링크를 올린 뒤 “디코이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하네요”라고 썼다.

이 대표가 공유한 기사의 제목은 <이준석 배현진 신경전에…장제원 ’대통령 돕는 정당 맞나’>였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언급한 ‘디코이’(decoy·유인용 미끼)는 배현진 최고위원을, ‘직접 쏘기 시작’하는 인사는 장 의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최근 비공개 만찬을 했다는 보도 또한 공개적으로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달 중순 이 대표와 비공개 만찬을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대통령실 공지에 대해 당내 상황에 개입을 원치 않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은 24일 용산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당 상황에 대해 “당무(黨務)에 대해선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25일 한국전쟁 72주년을 맞아 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만찬 여부에 대해 “특정한 시점에 특정한 만남이 있었는지 여부는, 당 대표 입장에서 (제가) 대통령 일정을 공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만찬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받아 들여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