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스타 조니 뎁(59)이 전 부인 엠버 허드(36)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판정승을 받았다. 뎁은 배상금 1000만 달러와 징벌적 손해배상금 500만 달러를 받게 됐다. 반면 허드가 제기한 맞소송에서는 2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이 나왔다.
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법원의 배심원단은 1일(현지시간) 이 같은 평결을 내렸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허드는 2018년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뎁을 ‘가정폭력을 대표하는 공인’이라고 묘사했다. 이에 뎁은 허드가 가해자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자신을 지칭하는 게 분명하다며 명예훼손에 대해 5000만 달러(624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반면 허드는 뎁의 변호인이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1억 달러를 청구하는 맞소송을 냈다.
이날 배심원단은 허드의 진술에 거짓이 있었고, 이와 같은 진술은 뎁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한 실제 악의를 품은 비방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뎁은 전체 액수를 받기는 어렵다. WP는 “버지니아 주법에 따르면 징벌적 손해배상금은 35만 달러를 초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뎁은 “이번 소송은 결과와 상관없이 진실을 밝히는 게 목적이었다. 배심원단은 6년 만에 제 삶을 돌려줬다”며 “진실은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허드는 “이 판결은 (피해사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여성이 공개적으로 수치를 당하고 굴욕을 당하는 시대로 시간을 되돌린다. 실망감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하게 받아들여 져야 한다는 생각을 뒤엎는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이번 재판은 지난 4월 12일부터 100시간이 넘는 심리를 거치며 진행됐다. 허드는 뎁이 결혼생활에서 언어적·신체적 학대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뎁은 이를 거짓이라고 부인했고, 오히려 자신이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재판 과정에서 서로를 비방하는 막장 폭로전을 이어가며 충격적인 법정 증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미투 시대의 민사사건 중 가장 주목받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영국에서도 명예훼손 재판에서 폭로전을 벌였는데, 당시 법원은 뎁의 폭행을 인정했다. 이 때문에 BBC는 “허드는 2년 전 런던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뒀었다. 이번 판결은 많은 법률가의 예측을 뒤엎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뎁과 허드는 결혼 15개월만인 2016년 5월 이혼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