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메신저 기업 스냅이 하루 만에 43% 넘게 폭락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인터넷·모바일 환경 변화, 리오프닝에서 늘어난 오프라인 활동이 스냅의 실적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스냅의 주가 폭락은 다른 플랫폼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일(한국시간) 2.35%(270.83포인트) 하락한 1만1264.45에 마감됐다.
1. 스냅 [SNAP]
스냅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43.08%(9.68달러) 폭락한 12.79달러에 장을 마쳤다. 그야말로 ‘스냅 쇼크’로 설명될 만한 낙폭을 기록했다. 스냅은 지난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예고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 내용을 공개한 같은 날 애프터마켓에서 30% 넘게 급락했다. 낙폭은 이날 본장에서 확대됐다.
스냅은 미국의 대표 메신저인 스냅챗의 운영사다. SEC로 제출한 보고서에 “지난달 21일 제시한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됐다. 2분기 실적은 이미 제시된 전망치의 하한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스냅의 2분기 실적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7월 22일 오전에 공개된다.
고물가와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이를 억제하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공급난과 인력난 심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여러 악재가 스냅의 성장 전망을 꺾었다. 여기까지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이 보편적으로 겪는 악재다.
스냅 같은 플랫폼 기업은 또 하나의 난관에 직면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한 플랫폼의 환경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는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삼자에게 동의 없이 제공하지 못하도록 운영 정책을 변경했다. 이 정책이 앱의 ‘맞춤형 광고’를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일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온라인 활동 감소도 플랫폼 기업 실적 전망을 하향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스냅의 부정적인 실적 전망을 반영해 목표 주가를 40달러에서 30달러로 하향했다. 무려 25%나 깎았다. 다만 스냅에 대한 오펜하이머의 투자 의견은 ‘아웃 퍼폼’(시장 수익률 상회)으로 유지됐다.
2. 알파벳 클래스 A [GOOGL]
‘스냅 쇼크’는 포털·SNS·메신저 플랫폼과 모바일 기반 구독 경제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 들불처럼 번졌다. 스냅의 경우 NYSE 상장 기업이지만, 플랫폼 기업 상당수는 나스닥에서 거래된다. 구글·유튜브의 지주사 알파벳도 ‘스냅 쇼크’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일반 주주에게 의결권을 부여한 알파벳 클래스 A는 나스닥에서 4.95%(110.36달러) 하락한 2119.4달러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2000달러 선이 위협을 받았다. 알파벳은 나스닥 시가총액 3위의 기업이다. SNS 플랫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운영사 메타 플랫폼스는 7.62%(14.95달러) 급락한 181.28달러를 기록했다.
택시·배달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스는 9.38%, ‘미국판 배민’으로 불리는 음식 배달 기업 도어대시는 7.59%, SNS 트위터는 5.5%씩 각각 하락했다. SNS에서 사진·그림을 공유하는 핀터레스트는 무려 22.64%나 폭락했다. 모두 앱 기반으로 운영되는 플랫폼 기업들이다.
3. 베스트바이 [BBY]
미국 전자제품 유통 체인 베스트바이는 이날 NYSE 개장을 앞둔 프리마켓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106억5000만 달러로 집계돼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전망치인 103억8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57달러로, 미국 시장조사 업체 잭스인베스트먼트리서치의 전망치인 1.59달러를 하회했다. ‘어닝 미스’로 평가할 만한 실적이 나왔지만 주가는 상승했다. 베스트바이는 이날 NYSE에서 1.21%(0.88달러) 오른 73.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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