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가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감독으로서 데뷔작 ‘헌트’를 선보이면서 기립 박수를 받았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이정재는 칸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트’의 연출을 맡고 대본을 쓰기 시작하고 나니 칸에 오고 싶었고, 전세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았다”며 “꿈만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영화는 이정재가 배우 인생 30년 만에 처음 연출한 작품이다. 이날 칸 영화제의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세션에서 처음 공개됐다. 3000석 규모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된 후 관객들은 7분여간 기립박수를 보냈다.
‘헌트’는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이 중앙정보부 국장에게 암살당한 후 전두환 정권이 집권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안기부 에이스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정재는 원래 출연만 하려고 했다. 그러나 감독이 좀처럼 결정되지 않아 연출까지 맡았다.
그는 ‘헌트’에 대해 “80년대에는 정보에 대한 통제가 많았고 사람들은 가짜 정보와 잘못된 정보로부터 이익을 얻으려고 했다”며 “이런 일은 2022년에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후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태어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기립 박수를 받아보긴 처음”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 정우성은 그와 절친한 사이다. 두 사람은 영화 ‘태양은 없다’(1999) 이후 23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이정재는 “처음에 영화 판권을 구매할 때부터 정우성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정재는 지난해 ‘오징어 게임’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아시아 배우 최초로 미국배우조합상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할리우드의 대형 에이전시 CAA와 계약했다. 그는 할리우드 진출 계획에 대해 “나와 잘 맞는 캐릭터, 좋은 캐릭터가 있다면 꼭 합류하고 싶지만 지금은 전 세계 관객들이 더 많은 한국 콘텐츠와 한국 드라마, 영화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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