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를 연출한 일본계 미국인 캐리 후쿠나가 감독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여배우 3명은 후쿠나가 감독이 자신들을 상대로 친분을 쌓은 뒤 심리적으로 지배해 가해하는 그루밍과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이들의 주장은 앞서 미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후쿠나가 감독이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터져 나왔다.
배우 레이첼 빈버그는 후쿠나가 감독에 대해 많은 여성과 대화해봤다면서 “그에게 여성은 안중에도 없고 정신적 충격만 준다”며 “난 몇 년간 그를 무서워했다”고 말했다. 빈버그는 5년 전 18살 때 후쿠나가 감독이 연인 관계를 강요하기 시작했고, 3년간 교제하면서 자신을 학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자신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PTSD)에 시달려 치료를 받는 중이라고 전했다.
쌍둥이 배우인 한나 뢰슈와 카일린 뢰슈도 후쿠나가 감독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20살이던 2018년 후쿠나가 감독을 알게 됐지만 성적인 관계를 요구받자 절교했다고 주장했다. 후쿠나가 감독이 자신들의 집에 놀러 왔을 때 동반 성관계를 제의했고, 그의 자택으로 초대받아 함께 ‘노 타임 투 다이’를 볼 때는 그가 침대 위에서 카일린 몸을 더듬었다고 폭로했다.
배우 래든 그리어는 HBO드라마 ‘트루 디텍티브’의 장면에서 상의를 벗으라는 후쿠나가 감독의 요구를 거절하자 계약서상 노출이 없다는 조항이 있었음에도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후쿠나가 감독에게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이 없었다고 전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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