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 우리은행의 아성을 깨고 서울시 ‘금고지기’로 진출한 뒤 최근 1·2금고 운영권을 모두 석권한 신한은행이 서울시 주요 대형사업을 잇달아 따내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1일 차기 시금고로 신한은행을 지정하고 공고했다. 2금고운영권을 우리은행이 가져갔던 2018년과 달리 신한은행은 이번에 일반 특별회계(44조 2190억원)를 담당하는 1금고와 기금(3조 5021억원)을 담당하는 2금고를 모두 맡는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2금고를 특정 은행이 모두 맡은 곳은 서울 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서울시에서 괄목할만한 입찰 성과를 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11월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사업이다. 신한은행·카드를 필두로 한 신한컨소시엄은 전 판매대행사였던 비즈플레이·우리은행 등 우리컨소시엄을 제치고 발매금액만 연간 1조원이 넘는 해당 사업을 따냈다.
지난해 12월 총사업비 2조 1600억원 규모의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도 신한은행이 참여한 한화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희망 두배 청년통장, 청년수당 사업, 안심소득 시범사업도 신한은행·카드와 협의 중이다.

현재 2금고를 담당하는 우리은행이나 타행은 최근 상대적으로 서울시 사업과 연이 없는 편이다. 시 정책 발표 자료에 따르면 9일 2020년 자영업자 생존자금 사업(우리은행), 2019년 서울 청년 임차보증금 사업(하나은행) 정도가 눈에 띄는 수준이다.
올해 진행되는 제2차 4무 안심금융(신한·하나은행) 사업이나 식품진흥기금 사업(우리·하나·IBK기업)은 복수의 은행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AI양재허브 내 혁신기업 육성·지원 사업과 서울핀테크랩 내 입주기업 사업화 지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신한은행의 공격적인 영업전략이 유효했던 것으로 본다. 삼수 끝에 2018년 1금고 운영권을 따낸 신한은행은 4년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산망을 구축하며 서울시 사업 진출에 사활을 걸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각각의 사업을 분석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선정된 것”이라며 “정교한 영업 전략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금고는 정상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선정됐으며, 그 밖의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각 사업별로 공정하게 평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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