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에 이어 티빙 오리지널 ‘괴이’로 연 감독과 다시 만난 배우 구교환이 2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교환은 연 감독과의 재회 소감을 묻자 “자주 봬서 재회한 느낌은 아니다. 연 감독뿐만 아니라 함께 작업했던 감독들과는 작품을 떠나서도 관계를 잘 유지한다”면서 “애틋한 마음 있어서 항상 함께하고 있는 기분이다. ‘디.피.’의 한준희 감독,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 등. ‘킹덤:아신전’의 김성훈 감독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괴이’에서 구교환은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고고학자이자 딸 하영을 잃은 기훈 역을 맡았다. 하영을 잃은 후 아내 수진(신현빈)과 떨어져 살며 슬픔을 견딘다.
그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제작진이나 동료배우에 대한 호감과 신뢰, 궁금증이 있었다”며 “오컬트는 장르적인 카테고리일 뿐 기훈(구교환)과 소진(신현빈)의 드라마로 생각했다. 장르를 벗어나서 기훈과 수진의 관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영화에서 차에 타면 자꾸 죽는다는 얘기가 있어서 죽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는 농담을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불상의 눈을 통해 각자의 지옥을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구교환이 생각하는 작품의 메시지는 뭘까. 그는 “메시지나 주제는 (감상하는) 시청자가 느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마음이란 단어에 대해 더 싶게 생각해보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물에서 감독들의 선택을 많이 받아왔다. 구교환은 “독특한 상황, 독특한 인물이라 당황하진 않는다. 자세히 보면 ‘저 사람 어디서 본 듯한 사람이다’를 표현하는 제 모습을 보실 수 있다”며 “특별한 상황 속의 보편적 인물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장르가 로맨틱코미디여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훈 역시 ‘디.피’의 한호열처럼 다가갔다. 내 친구가 고고학자라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어떤 형태가 정해져있진 않을 거 같다. 우리 앞집에 또는 옆집에 사는 고고학자 기훈, 쓰레기 분리수고 함께 하는 기훈, 그렇게 다가갔다”고 전했다.
구교환은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영화 연출, 시나리오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 ‘영화감독 구교환 브이로그’ 등 두 편의 작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두 시간짜리 영화를 만든다면 (관객들에게) 두 시간이 아깝지 않았으면, 재밌었으면 좋겠다”며 “저한테도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의 의미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에서 파출소장 석희(김지영)와 함께 까마귀떼에 쫓기는 신이 화제가 됐다. 환각 연기, 눈 감고 하는 연기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구교환은 “신들이 어렵지는 않았다. 정확한 상황이 주어졌고, 까마귀떼를 쫓을 때는 치어리딩하듯이 반응했다”며 “눈감고 하는 연기, 사전에 카메라 동선과 워킹 충문한 리허설이 있었고, 공간도 잘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전했고 어렵지 않았다. 상황에 충실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괴이’에서 본인이 연기한 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뭘까. 그는 “기훈이 처음 등장할 때 운전하면서 안전방지턱을 그냥 넘어간다. 죽은 딸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을 표현하는 장면인데, 저와 감독님만 알고 있는 디테일”이라며 “끝에 가서는 수진의 옆자리에 앉아서 안전벨트도 잘 맨다. 그런 변화를 보여준다는 게 기훈으로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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