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되고 답이 되는 아살세툰입니다. 빵 두 쪽에 육류와 채소를 넣은 음식인 샌드위치는 우리나라의 김밥처럼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캐나다에 거주하며 노숙자와 독거인에게 샌드위치를 나누어 주는 한인 부부가 있습니다. 1년 전 연합뉴스 기사를 통해 감동을 주었던 부부를 인터뷰했습니다.
“샌드위치 나눔은 우리에게는 큰일이 아니에요. 제가 잘나서 하는 것도 아니고요. 제 생활입니다.”
매주 일요일마다 노숙자와 마약중독자들에게 샌드위치를 무료로 제공하는 배주연(64)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배 씨는 남편 김경태 씨(69)와 2007년부터 매주 일요일에 샌드위치 200여 개를 만들어 노숙자와 마약 중독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부의 주말은 봉사활동으로 가득합니다. 금요일에 시장에서 식재료를 사고 토요일에 샌드위치를 만들어 일요일에 나눕니다. 처음에는 샌드위치를 만드는 데만 3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지금은 한인 자원봉사자 1명의 도움으로 1시간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샌드위치 나눔은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경남 통영 출신의 부부는 2001년에 캐나다에 이민을 떠났습니다. 2년 뒤 온타리오주 세인트 캐서린스에 ‘포니 미니 마트’라는 이름의 편의점을 차렸습니다. 이곳이 바로 무료 샌드위치 나눔의 장소입니다.
부부는 열심히 일해 편의점이 딸린 건물을 샀습니다. 당시 건물에는 18명의 세입자가 살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세입자인 청년들이 마약과 마리화나에 찌들어 살았습니다. 부부는 안타까운 마음에 일요일마다 피자 파티를 열어 세입자들과 교류했다고 합니다.
배 씨는 이들에게 더 건강한 메뉴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끝에 지인의 가게 일을 잠깐 도우며 익혔던 영양가 높은 샌드위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노숙인과 독거인 그리고 마약 중독자에게도 샌드위치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배 씨가 만드는 샌드위치 1개의 가격이 3~4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15년간 14만 개가 넘는 샌드위치를 나누며 들어간 돈은 어림잡아 4억 원이 넘는 셈입니다. 그는 “워낙 베풀고 살아서 다들 내가 부자인 줄 알지만 사실 매달 모자라는 인생”이라며 가게 수입의 많은 부분을 샌드위치 만드는 데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항상 즐겁고 유쾌한 일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일주일에 두 번 넘게 노숙인이 가게의 전기를 끊고 도망갈 때면 힘에 부쳤습니다. 가게에 들어와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는 일도 많았다고 합니다. 부부는 그들에게도 온정의 마음으로 샌드위치를 나눠줍니다. 하지만 거짓말까지 하면서 음료와 샌드위치를 요구할 때는 ‘일 인당 샌드위치는 한 개’라는 원칙을 고수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감염병의 여파로 경기도 나빠지고 동양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부부의 편의점에는 따스한 온기가 가득합니다. 이들의 선행이 지역에 널리 알려져 가게에 노숙자들이 입을 옷이나 현금을 놓고 가는 한인과 현지인들이 늘어났습니다. 인근 교회 교인들이 샌드위치 재료를 지원한다는 기쁜 소식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배 씨는 이러한 도움을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격려”라고 생각한다며 “편의점 문을 닫을 때까지 노숙인들에게 샌드위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합니다. 부부는 샌드위치 봉사뿐만 아니라 마을을 위한 작은 교회를 건설하여 봉사하는 등 점점 빈곤율이 늘어나는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배 씨는 이것을 ‘내 삶의 마지막 프로젝트’라고 부릅니다. 부부가 만든 샌드위치는 분명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달콤하겠죠? 응원합니다.
글·그림=이유민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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