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가 파손 우려가 있는 대형 TV를 현관문에 기댄 상태로 배송한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택배기사의 배송을 지적하는 글이 게재됐다.
택배 물류업계 종사자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밝힌 글쓴이 A씨는 “회사에서 보너스를 받아 혼자 사는 어머니 댁에 오래된 TV를 바꿔드리려고 인터넷으로 50만원짜리 TV를 하나 시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송되면 가서 설치해드릴 요량이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A씨는 택배 배송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글과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당시의 배송 상태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대형 TV는 현관문에 비스듬히 기대어 세워져 있었고, 이 때문에 현관 출입이 완전히 막힌 모습이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배송 위치는 빌라에서 문을 열고 들어와 계단 여섯 걸음만 내려오면 되는 반지하 1층이었다. 또 문 앞 복도에는 현관문 앞 외에도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옆에 벽에 세워둬도 되는데 저렇게 두고 가면 문은 어찌 열며, 열었다 하더라도 뒤로 넘어질 판인데 정말 너무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당장 배송 사진 보고 고객센터에 연락했더니 확인하고 연락 주겠다고 문자 하나 보내고 지금까지 어쩌겠다는 말도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18일 또 다른 글을 통해 “어제 (어머니 댁) 방문 결과 현관 앞에 TV가 사진과 동일한 상태로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며 “기사님이 문을 막고 세워두는 바람에 안에 계신 어머님은 문을 열고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결과적으로 배송 박스도 파손된 상태라서 교환 신청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A씨는 “충분히 문 옆에 두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기사님이 배송이 곤란한 상품에 대해 일부러 그랬거나 아니면 융통성이 없었던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배달기사 쪽과는 바로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 같다”며 ‘TV를 놓을 공간이 없어서 그렇게 뒀다’는 고객센터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끝으로 “정말로 공간이 없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누리꾼들에게 맡기겠다. 너무 화나고 허탈하지만 넘겨야겠죠”라고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의성이 짙다” “벽 옆에 공간이 많은데 왜 문 앞에 두냐” 등의 댓글을 남기며 A씨의 분노에 공감했다.
특히 논란의 업체에서 2년간 배송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배송 저렇게 하지 말라고 교육 엄청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진도 첨부해야 하는데 나중에 저렇게 배송한 결과로 문제 되면 페널티 받는다. 무겁거나 부피 큰 물건으로 문 앞 막는 건 100% 고의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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