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가 29개 교회를 분립시켰다. 경기도 성남 분당우리교회는 17일 “10여년간 일만성도파송 운동을 진행했고 그 결과로 29개 교회가 창립 예배를 드렸다”고 밝혔다. 출석 교인 2만명 이상의 교회가 수십 개로 동시 분립되기는 처음이다. 연말까지 11개 개척교회를 선정해 성도들을 더 내보낼 예정이다. 29개 교회 중 경기도 수원 영통구에서 창립예배를 드린 새노래교회(우광민 목사)를 방문했다.
수원 영통구로 나온 교회 주소지를 찾아갔다. 해당 주소의 주상복합건물 앞에 도착했지만 교회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건물을 한 바퀴 돌았다. 교회 안내가 전혀 없었다. 혹시나 하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제서야 ‘새노래교회’라는 이름이 한쪽 벽면에 조그맣게 보였다. 교회 간판을 외부에 하지 않는 것은 이웃교회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라고 했다.
오전 11시 예배 시작 전 여러 사람들이 교회로 발길을 옮기는 모습이 보였다. 본당 100석이 금방 다 찼다. 봉사자들은 영상 예배 드리는 공간으로 성도들을 안내했다. 우광민 목사는 ‘흩어진 자들의 기쁨(행 8:4~8)’ 설교에서 “우리는 어디에서나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돼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듯 우리는 여기에서 우리의 사명을 다하자”고 했다.
우 목사는 분당우리교회 출신이 아니다. 그는 분립교회 목회자로 선발돼 새노래교회를 창립했다. 새노래교회는 부활절에 드린 창립예배를 위해 부활절 달걀을 준비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성도들이 몰려왔다. 우 목사는 성도들에게 “제 믿음이 부족해 계란이 모자랄 거 같다(웃음). 어른들은 계란을 어린이들에게 양보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본인이 어린이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만 가져가시라”고 했다.
성도들은 우 목사의 안내에 흐뭇한 듯 환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예배 드린 이들은 주로 분당우리교회에 출석하던 성도들이었다. 새노래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온 김태성(53) 성도는 “그동안 분당우리교회라는 큰 나무 아래에서 신앙 생활을 했다면 이제 그 나무에 떨어진 씨앗과 같은 새노래교회에서 새롭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현실(51) 성도는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일만성도파송운동의 취지를 공감하기 때문에 기쁘게 옮겼다”고 했다. 이날 새노래교회에는 30명 이상이 새로 방문했다. 2005년부터 분당우리교회에 출석하다 새노래교회로 옮겨 순장을 맡은 김현정(45) 집사는 “오래 다닌 분당우리교회를 떠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분립된 교회에서 새로 예배 드리니 기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분당우리교회는 이날 1차로 29개를 분립시키고, 연말까지 11개 개척교회를 선정해 2차로 성도들을 내보낸다. 이 목사는 분립 이후 본교회 출석교인이 5000명 이하가 되지 않으면 사임한다고 공표했다. 분립된 29개 교회들은 이웃교회와 상생하는 차원에서 인근 교회에서 ‘수평 이동’하는 성도들을 받지 않는다.
수원=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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