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북구청 사무관(5급) 승진자들이 우크라이나에서 피난을 온 고려인 돕기에 나섰다.
10일 광주 북구와 고려인 마을에 따르면 북구 사무관 승진자 9명이 50만원씩 총 450만원을 걷어 기부했다. 우크라이나에서 피난을 오는 고려인의 항공권 구매를 위해 사용해달라는 것이다.
고려인 마을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 항공권 지원과 정착지원금 명목으로 9500여만원이 기부됐다. 북구 사무관 승진자들의 기탁은 공무원들의 첫 단체 기부 사례다.
올해 초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한 이들은 구청 과장, 동장 등 간부 공무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해 사회에 이바지할 일을 찾다가 고려인 지원에 의견이 일치했다.
어린 나이로 먼 길을 돌아 홀로 귀국한 우크라이나 소녀의 사연을 접한 게 계기가 됐다.
고려인 마을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출신 동포 남루이자(56) 씨의 손녀 남아니따(10) 양이 지난달 22일 홀로 조부모가 있는 한국으로 피란 왔다.
남아니따 양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루마니아,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거쳐 고려인 마을의 항공권 긴급 지원을 받아 지난달 22일 인천 국제공항에서 가족의 품에 안겼다.
공항에서 할머니의 품에 안기는 남아니따양의 모습과 함께 항공권이 없어 조상들의 땅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려인들이 상당하다는 소식에 광주 북구 사무관 승진자들은 흔쾌히 기부에 나서게 됐다.
고려인 마을은 북구 승진자들이 기부한 돈으로 곧바로 항공권을 구매해, 한국으로 피란길에 나서는 고려인들에게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천주교 광주대교구 항공권 15매, 광주YMCA 250만원, 고려인 마을법률지원단 150만원 등 고려인들을 위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고려인 마을은 개인당 항공 경비 100만원씩을 지급하고, 피란민이 도착한 이후에는 가구당 원룸 보증금 200만원과 2개월분 월세를 지원해 정착을 돕고 있다.
고려인 마을은 그동안 직간접적 지원을 받아 한국에 입국했거나, 입국 예정인 고려인들이 83명에 달하고 루마니아, 폴란드, 독일, 슬로바키아 등에서 입국을 기다리는 동포가 125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기부에 참여한 공무원은 “홀로 귀국한 고려인 손녀를 보고 기부를 결심했다”며 “전쟁의 참화를 겪은 동포를 돕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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