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청을 듣고 이웃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는 지난 31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36)의 2심에서 징역 2년 및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의 아파트에서 출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이웃 주민 B씨를 향해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탄을 죽여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조현병 환자로 약물 치료 중이었으나 범행 약 일주일 전에는 약을 복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심신 상실’ 상태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심신 상실’이 인정되면 형사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정신감정 결과에 따르면 특이한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고, 치료 받는 중에도 큰 어려움 없이 독자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은 그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상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출근하던 피해자를 살해하려 해 죄책이 무겁다”면서도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했고, 피해자 요청에 따라 다른 아파트로 이주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예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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