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새 정부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현명한 선택이다. 총리 해봤자 분명히 욕먹었을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30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관련 질문에 “국무총리를 한다는 게 그 경력을 다음 대권에 도전하는 자산으로 삼겠다는 것인데 이 정권에서 잘하기 좀 힘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행자가 ‘출범하기도 전에 예단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진 전 교수는 “처음에는 기대가 높다가 1년쯤 지나면 ‘그를 찍은 내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다’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으냐”며 “이 당이든 저 당이든 일반적으로 그래왔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진 전 교수는 “안 위원장이 (국민의힘에) 지지 기반이 없지 않으냐”며 “그래서 그거(총리직)보단 당에 착근하는 길이 현명하겠다 싶었는데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에 안 위원장이 단일화를 해주지 않았다면 이번 선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래서 안 위원장의 역할이 굉장히 큰 데다가 두 번째는 지금 대통령 당선인 지지율이 너무 낮다. 중도층이 다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 정권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온건보수의 이미지를 가진 안철수라는 존재가 앞으로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인수위가 지하철 시위를 벌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찾아간 것을 두고 “이게 올바른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안정화시키는 큰 역할을 (안 위원장이) 해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직 당 대표가 계속 문제가 있다. 국민의힘의 지뢰가 돼버렸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 여성 갈라치고 장애인 갈라치고 그다음에 또 다른 소수자를 찾을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안 위원장이) 자기 길을 차근차근 밟아가게 되면 내년쯤엔 당 대표가 되는 데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원장으로서 다음 정부에 대한 청사진과 좋은 그림의 방향을 그려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 않는 게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담을 더는 것”이라며 새 정부의 국무총리를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는 6·1 지방선거 출마 의사도 없다면서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생각한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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