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스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배우 윤여정이 올해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수상자를 호명했다.
윤여정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찾아온 돌비극장에서 특유의 재치를 발휘했다.
윤여정은 “어머니가 나에게 뿌린 만큼 거둔다고 했다.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지난해 시상자들이 내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다고 한마디를 했는데, 이번에 후보자 명단을 보니 이름을 발음하기 어렵다. 발음 실수를 미리 사과한다”고 말했다. 청중은 윤여정의 재치에 박수로 화답했다.
윤여정은 남우조연상 후보를 소개한 뒤 청각장애인 가정의 사랑을 다룬 영화 ‘코다’에서 주인공 루비 로시(배우 에밀리아 존스)의 아버지 프랭크 역을 연기한 트로이 코처를 수상자로 호명했다. 코처는 영화 속 설정대로 청각장애를 가진 배우다. 코처는 단상으로 올라와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윤여정은 그 옆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보냈다.
윤여정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 속 주인공 모니카(배우 한예리)의 어머니 순자 역을 연기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도 ‘코다’처럼 가족애를 그린 영화다.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뤘다.
윤여정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유일한 한국 배우다. 이날 돌비극장 레드카펫 세리머니에선 검정색 드레스를 입었고, 오른쪽 가슴팍에 ‘#with refugees(난민과 함께)’라는 문구를 적은 파란색 리본을 달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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