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정치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관한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이에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등록 이틀 만에 12만명이 넘는 국민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17일 오전 10시 기준 12만3060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청원인 A씨는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전직 대통령이 수감되고 몇 년 지나지 않아 또 사면되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치부패 범죄에 관해서 관용 없는 처벌이 집행되어야 한다. 봐주기식 온정주의적 사면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A씨는 “일부에서 국민통합 관점에서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은 건강상 문제가 따로 제기되지도 않았고, 자신의 범죄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반성하는 태도 또한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개혁 관점에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강력히 반대하며 다시는 이런 논의가 정치권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전날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회동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청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회동이 세부사항 조율 등의 문제로 무산되면서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지 못했다.
그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 결자해지하는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것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도 이날 “이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해주고, 그보다 더 연세도 많고 형량도 낮은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안 해준 건 또 다른 정치보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에서 252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으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 89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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