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진화에 현업, 대선까지 공무원 ‘파김치’

Է:2022-03-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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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강원도 삼척시 공무원들이 산불 현장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척시 제공

지난 4일부터 동해안 대형 산불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공무원들이 파김치가 됐다. 자신이 맡은 현업에다가 계속되는 산불 진화, 9일에는 대선 투개표 사무원까지 동원되면서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다.

강원도 삼척시 문화홍보실에 근무하는 정원교(30) 주무관은 9일 오전 5시부터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마을회관 투표소에 도착해 투표 준비를 시작했다. 정 주무관은 전날 오전 7시부터 밤늦게까지 잔불을 정리했다. 잠을 잔 시간은 4시간 남짓이다.

지난 8일에는 자신의 업무인 문화재 보존관리, 보수 정비 업무를 봤다. 앞서 산불 이틀째인 지난 5일과 6일에는 동료들과 함께 삼척 산불현장에 투입돼 방화선을 구축하고, 잔불 정리를 했다. 정 주무관은 “대형 산불을 마주한 것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난감했고, 산을 계속 오르내려야 하는 것도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며 “연기가 사방에 가득한 상황이라 화마 속에 갇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두려웠다”고 설명했다.

정 주무관은 투표사무 업무를 마친 뒤에는 10일부터 현업에 복귀하거나 다시 산불 진화현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만 다른 동료들도 함께 고생하기 때문에 힘든 내색을 할 수 없다”며 “불이 주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해 내일은 산불 현장으로 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9일 삼척시 공무원들이 특수진화차 물호수를 산불 현장까지 끌고 올라가고 있다. 삼척시 제공

동해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해시는 5일 1시20분쯤 강릉 옥계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동해로 넘어오자 오전 4시23분 전 직원 비상 소집령을 내렸다.

상황실 총괄 업무를 맡은 동해시 이정후(44) 공보팀장은 산불 발생 사흘째인 8일 처음으로 집에 갈 수 있었다. 지난 5일 오전부터 상황실 근무를 시작한 이 팀장은 매일 사무실에서 씻지도 못하고 책상 앞에 앉아 1~2시간씩 쪽잠을 잤다. 이 팀장은 “지금 이 상황에선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고생하고 있다”며 “일상으로 하루빨리 복귀 할 수 있도록 다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 임용된 동해시 문화체육과 김용빈(30) 주무관은 야간산불에 2번, 주간에 1번 각각 투입됐다. 오후 6시에 투입돼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밤새 진화작업을 벌였다. 또 틈틈이 자기가 맡은 업무를 처리하고 진화를 위해 산불 현장에 투입되기를 반복했다.

김 주무관은 “새내기 공무원으로서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 업무가 너무 많아 힘들고 업무를 적기에 처리하지 못해 아쉬울 때가 있다”며 “특히 이번 산불은 위험해서 약간의 두려움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동해=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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