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키예프의 전설도 총을 들었다

Է:2022-02-28 15:03
:2022-03-03 18:16
ϱ
ũ

구국에 나선 우크라이나 스포츠 영웅들
환갑 넘긴 베조노프, 러시아군에 경고장
올림픽 복싱 2연패 금메달리스트도 입대

올림픽 복싱 2연패를 달성한 금메달리스트 바실 로마첸코(왼쪽 사진)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군복을 입고 소총을 멘 사진을 올렸다. 오른쪽 사진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경기를 마친 뒤 ‘전쟁 반대’ 팻말을 들었던 우크라이나 국가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그도 입대해 전선에 배치됐다. 바실 로마첸코 페이스북,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 인스타그램

우크라이나 스포츠 영웅들이 러시아의 침략으로 위기에 놓인 조국을 구하기 위해 총을 들었다. 올림픽에 출전한 현직 국가대표부터 중장년의 전직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무장하고 러시아군에 맞서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 내 전쟁 반대(No war in Ukraine)’를 새긴 조국 국기를 들었던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국가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3)는 28일(한국시간)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리고 “어제(27일)는 아버지의 생신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우리는 강한 팀이다. 우리가 못할 일은 없다”며 “생신을 축하하는 대신 무기를 들었다. 우크라이나의 모두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조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적었다.

AFP통신은 “헤라스케비치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150㎞ 떨어진 곳에 무기를 옆에 두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헤라스케비치는 불과 17일 전만 해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11일 중국 옌칭현 국립슬라이딩센터에서 경기를 마친 뒤 반전 팻말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헤라스케비치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튿날인 지난 25일 인스타그램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우크라이나인어서 자랑스럽다. 나는 우리의 군대와 모두를 믿는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강인하고, 그 앞에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응원을 보내 준 세계의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그 하나의 목소리로 우크라이나를 구할 수 있다”고 적었다.

러시아군에 대항하기 위해 조국에 남거나 자발적으로 입국한 우크라이나 스포츠 영웅은 헤라스케비치만이 아니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서 하계올림픽 복싱 2연패를 달성한 금메달리스트 바실 로마첸코(34)는 고향 비호로드 드니스트로프스키를 지키기 위한 지역 방위대에 합류했다.

로마첸코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군복을 입고 소총을 멘 사진을 올렸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은 “로마첸코가 가족과 함께 지내던 그리스에서 최근 조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로마첸코는 프로로 전향한 뒤 페더급, 슈퍼페더급, 라이트급 3체급을 석권했다.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AB)·세계복싱기구(WBO) 통합 챔피언도 지냈다.

이미 은퇴한 전직 스포츠 스타들도 무기를 들고 전선에 합류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이날 총을 든 영상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경고장을 띄운 우크라이나 축구 전설 볼로디미르 베조노프(63)의 용기를 소개했다. 베조노프는 “우리 땅에 러시아인은 필요하지 않다. 조국과 고향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베조노프는 1976년 우크라이나 프로축구 명문 디나모 키예프에서 데뷔해 15년 넘게 활약한 라이트백이었다. 이스라엘 프로축구 마카비 하이파에서 1990년부터 뛴 한 시즌을 제외하고 축구 인생의 대부분을 키예프에서 보냈다. 1989년 우크라이나 올해의 축구선수로 선정됐다.

베조노프의 현역 시절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일부였다. 소련 국가대표 이력을 가졌지만, 그의 몸속엔 우크라이나인의 피가 흘렀다. 우크라이나 프로축구에서 클럽 감독을 맡아 축구인생의 후반부를 살았고, 2010년 FC드니프로에서 경질돼 노후를 보내던 중 조국이 위기에 놓이자 자발적으로 무장했다. 그의 나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시 동원을 위해 출국이 금지된 최고 연령(60세)보다 세 살이나 많다.

러시아군에 포위를 당해 결사항전 중인 키예프의 시장 비탈리 클리치코(51)는 1999년 WBO, 2004년 WBC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던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이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고될 때부터 동생과 함께 항전 의사를 밝혔다. 지금은 트위터를 통해 키예프 내부 상황을 알리거나 세계인의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