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문화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자족도시가 되기 위해선 교육이 확충되어야 한다”며 “문화·교육 양 날개로 금천의 자존심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 발전을 위한 각 이해당사자의 거버넌스를 확대하고, 교육 분야에서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과학 교육에 상당 부분을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구청장은 “‘부모 찬스’를 가질 수 없는 아이들을 공교육이 보듬는 정책을 확대 시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구청장은 28일 금천구 청사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금천구는 서울의 마지막 자치구로서, 변방에 위치하다 보니 낙후돼있다는 식의 일부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며 “막내 자치구로서 ‘금천’하면 떠오르는 정체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적인 정체성 확보 방안이 문화와 교육이다.
그는 “문화 정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간다”며 “내 집 앞 10분 거리를 활용한 문화 인프라 구축, 수혜자 관점에서 거버넌스 확대를 통한 문화 공유, 중장기 계획 수립”이라고 설명했다.

금천구는 2020~2023년 문화정책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과제별 사업을 시행 중이다. 이미 금천뮤지컬센터가 지난해 11월 개관했고, 2019년에는 서울시의 ‘서남권 시민청’을 유치했다. 금나래 중앙공원 내에는 서서울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 분관)이 2024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금천문화예술인 커뮤니티 공간도 오는 5월 준공 예정이다.
유 구청장은 “인프라 구축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소통, 사람 같은 거버넌스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을 먼저 시행했다”며 “점차 성과가 나오면서 거버넌스 공간, 뮤지컬센터, 금천형 과학관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는 민선 6기 때 경기도의 혁신 교육을 금천구가 가장 먼저 도입했다. 유 구청장은 “혁신 교육이 기초라면 민선 7기에선 미래로 가기 위한 방향을 고민했다”며 “미래 교육의 핵심은 과학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기존 혁신 교육지구사업을 과학·환경·건강학교와 뮤지컬 스쿨, 4대 체험학교로 확장했다. 과학학교는 창의융합형 인재육성을, 환경학교는 생태환경 보존 실천방안을, 건강학교는 청소년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뮤지컬 스쿨은 청소년 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유 구청장은 “4대 체험학교를 중심으로 미래 교육을 펼쳐나가되 가장 핵심은 과학”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학을 모르면 경제도 모르게 된다. 문화 역시 과학이 기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예로 들며 “이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모르면 경제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어렸을 때부터 교육받지 못하면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천형 과학관인 ‘사이언스 큐브’에도 드론관, 로봇관 등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과학교실의 경우 지난해 900여명의 초중고생이 수료하며 인기를 끌었다.

유 구청장은 사교육의 빈틈을 공교육이 주도적으로 메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부모 찬스’를 받을 수 있는 풍족한 집안의 아이는 많지 않다. 맞벌이 부부도 많고 코로나19 등으로 생활이 어렵다 보니 아이에게 신경을 못 쓰는 부모도 많다”며 “이런 빈틈을 해소하기 위해 금천 진로진학센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진로진학센터는 2023년 독산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금천구청역 인근에 상담실, 유튜브실, 스터디 카페 등으로 구성된 센터를 우선 조성했다. 상시 진로진학 상담이 가능하며 삼성전자 AI 개발자, 전 입학사정관 등 각계 전문가를 초빙해 일대일 맞춤형 입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아이들 교육에 관심 가져달라는 부모 요구가 정말 많다”며 “아이들 진로 진학도 있지만 학부모 교육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애가 중학생이 되면 부모가 컨트롤 할 수 없다. 부모 주도학습은 중2에서 끝나는 것”이라며 “학부모 심리 상담을 하게 되면 어떤 분은 울고 가시기도 하고, 아이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고 반성하시는 분도 계신다”고 덧붙였다.
금천구의 대표적 개발사업은 ‘3+1 사업’으로 불리는 금천구청복합역사 개발, 신안산선 개통, 대형 종합병원 건설과 공군기지 이전이다. 유 구청장은 “금천구청 역사 개발의 경우 민자역사 사업이 유찰됐는데, 이후 인근 연탄공장이 이전하면서 아예 이곳과 동시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철도청과 추가 논의를 하고 있다. 금천구에 조금 더 유리한 방향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구민의 광장을 설치하고, G밸리와 연계된 지식산업센터 유치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유 구청장은 “발표 직전에 있다”고 말했다.
종합병원의 경우 서울시 차원의 행정 절차가 모두 종료됐다. 유 구청장은 “이제 구의 건축 심사만 남았다”며 “올봄 착공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안산선은 이미 착공된 상태다. 이제 남은 건 공군기지 이전 문제다. 유 구청장은 “워낙 큰 사업이긴 하다”며 “이전 협의 요청서를 국방부로 보낸 상태고, 국방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금천구는 지자체 중 최초로 전 구민에게 5만원의 ‘건강 돌봄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이를 위해 120억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도 편성했다. 유 구청장은 “자가진간키트나 마스크 구매비용만 해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지 않나”라며 “앞으로 어린이집 등에서도 자가진단키트 음성 결과를 요구할 텐데 이런 구매비용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점 재택치료가 확대되면서 취약계층, 돌봄 필요 계층, 1인 가구 등의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아무리 사각지대를 막으려 해도 추가적인 사각지대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전 구민에게 지급하는 게 옳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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