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대장동 개발업자의 과거 사적 발언이 대선 국면을 타고 확산돼 현직 대법관을 TV 생중계 화면 앞까지 세운 것이다.
조 대법관은 ‘정영학 녹취록의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었다’고 보도한 신문기사를 들어 보이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한 번도 만난 일이 없다. 대장동 사건에 관여된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일통화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김씨가 수원의 한 아파트에 조 대법관의 딸을 살게 해줬다는 내용의 녹취록 보도에 대해서도 조 대법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2016년 결혼한 딸은 서울에, 지난해 결혼한 딸은 경기도 죽전에,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며 “등본 등 실거주 관련 소명자료를 기자단에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가족, 친인척 중 누구도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 받은 일이 없다고도 했다.
현직 대법관으로 이례적으로 나선 배경에 대해 의혹의 확대 재생산과 사법부 신뢰 문제를 꼽았다. 조 대법관은 “대선 후보 공개 토론에서 대장동 사건의 실체로 현직 대법관이 거명됐다”며 “제 기억으로는 유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1일 TV토론에서 ‘화천대유의 그분’이라며 조 대법관 실명을 거론했다.
조 대법관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정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현 정부에서 첫 임명된 대법관과 여당 대선 후보 간 충돌하는 모양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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