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23일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 대법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제기된 의혹과 관련해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은 현직 대법관이라는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전혀 사실 무근일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대장동 의혹 사건에 관해 대선을 목전에 두고 이런 의혹 기사가 보도됐나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장동 관련 누구와도 통화조차 안 해…수사 적극 협조하겠다”
그는 “저는 김만배씨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단 한 번도 만난 일이 없고 일면식도, 통화한 적도 없다”며 “대장동 사건에 관련돼있다는 그 어느 누구와도 일면식, 일 통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자신의 딸에게 주거지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저는 30년 가까이 현재 주거지에서 계속 거주해왔고, 제 딸 하나는 2016년 결혼해 분가해서 서울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다른 딸 하나는 작년에 결혼해 분가해서 죽전에 살고 있다. 막내딸은 저와 함께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나 저희 가족이나 제 친인척 중에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저는 녹취록을 본 적이 없어서 제 이름이 명백히 기재돼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녹취록에 ‘그분’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 위에 누군가가 ‘조재연?’을 가필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 기억에 대장동 사건이 검찰에 접수된 것이 반년 가까이 되는데 그 사이에 제가 검찰로부터 단 한 번의 연락, 단 한 번의 문의 조사 요청도 받은 일 없다”며 “검찰이 필요하다면 즉시 저를 불러주시기 바란다. 회피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에 대해선 “그동안 여러 언론사에서 사실 여부를 문의했고, 해명이 이뤄졌었다. 허위 내용이기 때문에 일과성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정면대응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이번에도 지나가리라고 생각했는데 관련 의혹 보도가 나오고 증폭되고 있다. 궁금한 것을 소상히 밝히는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현직 대법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실명 언급에 “명예훼손은 법의 심판 받아야”
특히 “대선 공개토론에서 직접 현직 대법관 성명을 거론했다. 제 기억으로 일찍이 유례없던 사상초유의 일”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어 “현재 대선 시국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여야 간에 공방이 많이 있어 (자신의 실명을 거론한) 대선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 제가 제 의견을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타인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정의에 원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단 말씀만 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1일 TV토론회에서 “대장동, 화천대유와 관련해 지금 그분이 조 대법관이라고 확인이 돼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윤 후보는 아무런 근거 없이 ‘모든 자료가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페이스북에 썼다”고 조 대법관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그동안 조 대법관은 대장동 의혹 핵심 멤버인 김만배씨가 50억원 상당의 빌라를 제공하려 했다는 취지로 언급됐다. 최근 검찰에 제출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 일부가 공개되면서 ‘그분’이 현직 대법관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조 대법관이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지난해 10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해당 의혹에 대해 조 대법관과 김씨 측 변호인, 검찰은 실체가 없다며 부인해 왔다. 조 대법관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한 뒤 최근 재판 업무로 복귀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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