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증권 시장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며 또다시 주저앉았다. 러시아 국방부가 국경 배치 병력을 일부 철수했다고 밝히며 이번 주 초 약진하던 증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벌어진 교전과 전면전 가능성이 있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고에 즉각 반응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움직임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점도 결정타로 작용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622.24포인트(1.78%) 떨어진 3만4312.03에 거래를 종료했다. 올해 들어 최대폭 하락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94.75포인트(2.12%) 하락한 4380.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7.38포인트(2.88%) 하락한 1만3716.72에 장을 마감했다.
1. 우크라이나 위기
우크라이나 위기는 글로벌 증시와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것이 대표적이다. 금 선물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날보다 1.6% 오른 트로이온스당 19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19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면전으로 치달으면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급감하고, 연쇄적으로 국제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심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금값을 끌어올렸다.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과 미국 국채에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1.95%까지 하락했다. 채권 가격 하락은 위험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성이 있다.
여행주와 금융주의 약세도 두드러졌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이 각각 3.19%, 2.48%의 내림세를 보였고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3.38%, 2.31%씩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도 4.95% 떨어졌다.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며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점이 하방 압력을 키웠다.
2. 패스틀리 [FSLY]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 패스틀리가 전날보다 9.73달러(33.63%) 급락한 19.20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가이던스(실적 전망치)가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한 영향으로 보인다. 패스틀리는 지난해 4분기 575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당 순손실로 환산하면 49센트, 스톡옵션과 기타 비용을 고려한 조정 순손실은 10센트다. 시장 전망치 순손실 16센트, 매출액 9250만달러보다는 나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가이던스는 대체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패스틀리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패스틀리는 지난 분기를 제외하면 5개 분기 연속으로 실적 발표 직후 하락세를 보였다. 이 중 4개 분기에는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세일즈포스(-5.53%) 오토데스크(-4.47%) 클라우드 플레어(-7.30%) 등 소프트웨어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3. 월마트 [WMT]
유통업체 월마트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으며 4%대 오름세를 보였다. 배당금 상향을 밝힌 것도 주가 상승을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월마트는 이날 4.01%(5.35달러) 오른 138.8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월마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528억7000만달러, 순이익은 35억6000만달러다.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탄탄한 분기 실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3개 사업 분야 모두에 모멘텀이 있다”며 “회사가 계획과 전략 실행에 공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월마트의 목표주가를 175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업분석보고서(리포트)에서 “2022 회계연도 가이던스가 장기 전망에 부합한다. 마진 확장이 긍정적이고, 4분기 실적이 견조한 점 등을 고려하면 주가는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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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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