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푸틴, 우크라 침입할 것 같다”…초강경 대응 경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할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며, 현실화할 경우 전면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락하고 있는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며,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아직 할 일이 많이 있다. 이 나라의 최고의 날은 과거가 아니라 우리 앞에 있다”며 희망도 강조했다.

그러나 회견은 코로나19 확산과 인플레이션 고조에 대한 입장,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등의 현안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소비했다. 코로나19 대응이나 입법과제 통과에 있어서 전략적 실수를 인정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최대 현안은 러시아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을 시험할 것으로 생각한다. 내 추측은 그가 (우크라이나로) 들어갈 것이라는 점”이라며 “그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현실화 가능성을 예측한 것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러시아가 실제로 국경에 병력을 모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러시아에 재앙이 될 것이다”며 “우리 동맹과 파트너는 러시아와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소규모 군사 침략(minor incursion)을 진행해 서방이 통일된 대응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제 침공 시) 러시아 은행이 ‘달러’를 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제재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러시아에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전투기 등을 폭격한다면,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그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전면전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면전은 러시아가 큰 비용을 치르는 대규모 대응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가 가까운 장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국가에 여전히 많은 좌절이 있고,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도 “패닉에 빠질 이유는 아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을 통해 팬데믹 성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좀 더 일찍 코로나19 검사 확대 노력을 해야 했다”며 행정부의 실수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에도 경제 봉쇄로 돌아가거나 학교 대면 수업을 화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을 닫는 학교가 거의 없다. 95% 이상이 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나라에서 직면한 가장 큰 도전에 직면했다.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며 물가 상승 문제에 대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욱 생산성이 있는 경제다. 연방준비제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철폐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산 물품 구매 약속 준수가 필요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진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팀에 만족한다”고 거절했다. 2024년 재선에 도전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 러닝메이트 1순위”라며 “업무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집권 2년 차에 다르게 할 일이 있다”면서 “자주 밖으로 나가서 대중과 이야기 하겠다. 공개 토론을 자주 하겠다”고 말했다. 또 외부의 학계와 전문가, 싱크탱크로부터 더 많은 조언을 구하고 초빙하겠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계류 중인 미국재건법(BBB)이나 투표권 확대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한 가지를 과소평가했다.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할 줄은 몰랐다”며 공화당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공화당의 원칙 없는 반대를 과소평가해 자신의 의제가 얼마나 큰 저항을 받을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난감한 질문도 쏟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급락하고 있는 지지율에 대해서 “나는 여론조사를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폭스뉴스 기자가 “왜 나라를 왼쪽으로 끌고 가느냐”고 묻자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아니다.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주류 민주당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 질문이 나오자 “모르겠다”고 말을 잘랐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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