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군인 조롱 위문편지 논란으로 학생에게 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괴롭힘을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조 교육감은 국군 장병은 물론, 위문편지를 쓰도록 강요당한 학생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조 교육감은 14일 페이스북에 “현재 언론 보도와 시민 청원이 이어지는 한 학교의 ‘군인 위문편지’ 사안과 관련해 서울교육을 이끄는 이로써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지금 진행되는 사안 조사에 철저를 기하겠다. 이 과정에 학생들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생에 대해 괴롭힘을 멈춰 달라”고 적었다.
문제의 위문편지는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 명의로 작성된 편지에는 “앞으로 인생에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라는 내용이 적혔다. 편지 작성일은 지난달 30일이다.
편지를 찍은 사진이 커뮤니티에 공개되자 논란이 불거졌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징집 대상이 되거나 군 복무 경험이 있는 20~30대 남성 위주로 공분을 쏟아냈다. 해당 학교와 학생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대됐고,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위문편지 강요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학교 학생들도 “편지 작성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해당 학교 학생의 신상정보가 유출되고 SNS상에서 성폭력과 인신공격이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점에 있다.
조 교육감은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다하는 중 온라인에 공개된 편지 내용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은 국군 장병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위로를 드린다”며 “위문편지를 쓰게 된 교육 활동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학생들에게도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해당 학교 학생들에 대해 온·오프라인에서 공격과 괴롭힘이 계속되고 있다”며 “학교에서는 학생의 심리·정서 지원을 위한 상담을 시작했고 교육청에서는 성폭력피해지원센터 등 전문기관과 연계해 학생과 학부모의 상담과 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피해 학생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불법적인 합성사진 등이 삭제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성명을 내고 “봉사활동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강압적으로 이뤄지는 위문편지 쓰기를 중단하고, 도를 넘은 폭력과 비방에 시달리는 해당 학교 학생 보호 조치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20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