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연합기관 대표들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종교계가 전방위적으로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과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12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국정 현안에 대해 다양한 제언을 했다.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과 7대종단지도자협의회의 오찬 형식으로 진행됐다.
류 대표회장은 저출산 문제와 기후 위기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정부와 종교계가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출산은 예산과 프로그램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의 문제이며, 기후 위기 역시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관한 것”이라며 “이런 사회 현안에 대처하는 일에 한국교회가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 총무는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분단과 냉전이 한반도 역사의 끝이 아니라고 믿는다.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한반도를 건설하는 것이 이 땅에서 전개돼야 할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며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까지 종전선언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계신 것에 감사드린다. 감염병으로 인한 생명 위기의 시대에 북한과 보건의료 및 경제 협력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류 대표회장과 이 총무는 다가올 대선을 잘 치르는 일에도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류 대표회장은 “대선 이후 국민 분열이나 가치관의 혼란이 없도록 기도하며 정부와 국가의 의제를 깊이 품고 준비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많은 국민이 현재 대선 과정으로 마음에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다. 대통령이 한국 정치의 발전을 위한 뜻 있는 제안들을 해주시고 차기 정부가 이를 시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귀를 열고 종교계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종교계가 통합과 화합의 민주주의를 만드는 일에 함께해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오찬에는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 이용훈 천주교 주교회의장,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령, 이범창 민족종교협의회장, 문덕 불교종단협의회 수석부회장,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도 참석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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