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사람 모집, SNS로 모금… ‘코시국’ 2030의 봉사 방법

Է:2021-12-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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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결집력이 실제 봉사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종로구에서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봉사단체 '아유다' 회원들의 모습, 서울 서초구에서 연탄봉사 중인 김동수씨 일행들, 김씨와 입주민이 나눈 후원금 관련 메시지들, 강현구씨가 SNS에 올린 봉사 기념품인 연탄 모양 열쇠고리. 아유다·김동수씨·강현구씨 제공

지난달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서울노인복지센터’ 배식 봉사에 청년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앞치마를 맨 이들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월 결성된 봉사단체 ‘아유다’(도움이라는 의미의 스페인어) 회원들이다.

모임을 만든 회사원 송지훈(28)씨는 28일 “코로나로 관계가 단절된 사회를 보면서 ‘어려울수록 봉사해야겠다’는 취업준비생 시절 다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송씨는 2015년부터 1년여간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중고 책을 팔아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에게 생필품을 보냈다.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경험은 취업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자양분이 됐다고 한다.

봉사의 기억을 다시 상기한 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의 소식이 전해졌을 때였다. 지인들에게 부탁해 봉사단원을 모집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송씨는 ‘소모임 애플리케이션(앱)’을 떠올렸다. 앱을 통해 취지를 설명하고, 여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모집할 계획이었다.

첫 달인 지난 2월엔 10명도 모이지 않았다. 이후 “아유다는 봉사에 진심”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현재는 80명이 넘는 회원이 모였다고 송씨는 전했다. 가입자는 모두 ‘2030’이다. 온라인으로 거부감 없이 인간관계를 맺는 청년들이 ‘봉사’라는 한뜻으로 모인 것이다.

익명 공간인 ‘오픈채팅방’에서 봉사자와 후원금을 모으기도 한다. 인천 서구 검단동 한 아파트에 사는 김동수(36)씨는 최근 입주민 오픈채팅방에 ‘쪽방촌 어르신들이 연탄이 부족해 어려운 상황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김씨는 “한 사회복지사로부터 쪽방촌 상황을 듣고 빨리, 많은 이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의 글에 동참하고 싶다는 답글이 잇따랐다. ‘직접 갈 수는 없지만 참가비라도 내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1회 봉사 참가비로 책정된 1만~1만5000원 상당의 후원금이 김씨 계좌로 들어왔다. 이렇게 30만원이 모였다. 지난 성탄절에는 채팅방 공지를 보고 모인 28명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마을에서 연탄 2400장을 날랐다. 어르신들은 “고맙다”면서 봉사자들이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집 마당에 자그마한 모닥불도 피워줬다고 한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쪽방촌에도 최근 연탄을 짊어진 청년들이 나타났다. 강현구(28)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봉사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기념품으로 받은 연탄 모양의 열쇠고리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봉사활동’ ‘뜻깊은 연말’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그는 “매년 연탄 열쇠고리를 받아 SNS에 인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자원봉사참여율은 8.4%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16.1%)보다 절반이 줄었다. 하지만 젊은 세대 참여는 오히려 느는 모습이다. 서울시 자원봉사자 등록 현황 통계를 보면 지난해 서울시 20~30대 봉사자 수는 2019년보다 많았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이어졌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관계자는 “올해 가족 단위, 학생·동호회 단체 봉사는 거의 없었지만 대부분 20~30대로 팀을 꾸린 청년들이 연탄 봉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요즘 2030세대는 개인적이고 실용적인 성향이 있지만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도와야 한다’는 사회적 감수성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경향도 지니고 있다”며 “온라인 결집력이 실제 봉사로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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