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친구에게 심한 폭행을 당해 헤어지기로 했으나 불과 이틀 뒤에 열흘이 넘도록 감금 상태로 폭행당한 피해자가 “법원의 형량이 너무 적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춘천 감금 사건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이번 사건의 피해자이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밝힌 뒤 “이 사건으로 큰 상처와 트라우마가 생겼으며, 아이들 또한 상처와 트라우마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끌려다니는 동안 인슐린과 당뇨약을 먹지 못해 저혈당이 왔으며 ‘사람이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걸 경험했다”고 아픈 기억을 털어놨다.
그는 “집에 온 이후 극심한 공포로 인해 현재까지 정신과 약이 없으면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이들 또한 자면서 제가 옆에 있나 없나 확인하는 버릇까지 생겼다”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중감금치상 등에 대한 1심 판결은 징역 3년이었다”며 “이 사건으로 얼굴 오른쪽이 망가졌으며 언제 또 나타나서 보복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폭행에 대한 형량도 4개월뿐”이라며 “피해자는 매일 고통 속에 사는데 피고인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청원인은 “한두 번도 아닌 세 번째 범죄이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피고인에게 반성문을 썼다는 이유로 양형 사유가 인정된다면 어떤 피해자들이 맘 편히 살 수 있겠느냐”며 “지금 이 형량이 너무나도 적다”고 주장했다.
가해자인 A씨(36)는 청원인이자 이 사건의 피해자인 B씨(30)를 상대로 지난 3월 25일 생활비 문제로 말다툼하다가 목을 조르고, 머리를 움켜쥔 채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했다. 이 사건 이후 A씨는 B씨와 헤어지기로 했으나 불과 이틀 만에 다시 B씨를 불러내 열흘 넘게 감금한 채 “도망가면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하며 폭행했다.
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지난 9월 10일 춘천지법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A씨는 지난 14일에는 이별의 발단이 됐던 폭행죄로 징역 4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A씨는 이전에도 사귀던 여성을 상대로 폭행, 상해, 감금, 보복폭행 등 이번 사건과 매우 비슷한 범죄를 저질러 징역 3년을 복역하기도 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모두 불복해 항소했다. 중감금치상 등 혐의의 사건은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원태경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