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연속으로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며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겨울론’을 제기하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올해 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D램 시장점유율은 43.9%에 이른다. 굳건한 ‘전 세계 1위’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41.0%에서 올해 1분기 41.2%, 2분기 43.2%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매출도 함께 늘었다.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하고 출하량이 증가해서다.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매출은 115억3000만 달러(약 13조7299억원)로 지난해 3분기(8조5366억원)보다 60.8%나 뛰었다.
SK하이닉스도 2위 자리를 방어하면서 시장점유율 27.6%를 찍었다. 다만 1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지난해 4분기 11.7% 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12.4% 포인트, 2분기 15.0% 포인트, 3분기 16.3% 포인트로 커지는 추세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선 압도적 1위인 삼성전자를 포함해 1~3위 기업들이 과점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3위 마이크론(22.7%)의 점유율을 더하면 ‘빅3’의 시장점유율은 94.2%에 이른다.
상위권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자 D램 시장을 바라보는 비관적 전망도 긍정으로 바뀌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겨울이 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D램의 가격 하락, 판매량 감소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둔화한다고 관측했었다.
그러나 올해 9~11월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은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매출이 7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개했다.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예상하는 72억700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삼성전자 전망도 밝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부터 최소 선폭인 14나노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 직전 세대보다 생산성을 약 20% 개선할 수 있다.
이에 D램 업황의 하락 사이클이 완만하게 마무리되고, 데이터센터 증설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D램 반도체 가격은 내년 3분기부터 상승 사이클에 재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도체 겨울론’을 제기한 모건스탠리도 내년 1분기 D램 가격 예상치를 전 분기 대비 10% 하락에서 7% 하락으로 변경하는 등 전망치를 수정했다. 이달 초 보고서에서는 “겨울이 지구온난화를 만났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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