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K9 자주포의 호주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액수는 최대 1조원대로, K9 자주포 수출 사상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세계에서 8번째(한국 포함)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국가가 됐다.
방위사업청과 호주 획득관리단(CASG)은 13일 호주 캔버라에서 한·호주 방위산업 및 방산물자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CASG는 K9 자주포 획득을 위해 HDA(한화디펜스 호주법인)와 계약을 맺었다.
호주 당국은 지난해 9월 자국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인 ‘LAND 8116’ 자주포 획득사업의 단독 후보 기종으로 K9을 선정했는데, 이번에 최종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호주 측 사업 예산은 한화로 7600억~1조900억원 규모다. 호주 육군은 앞으로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등을 현지 생산 방식으로 도입하게 된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호주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시설 구축 계획을 수립하는 등 현지화 노력을 기울인 것이 최종 계약 성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9 자주포는 성능과 가성비가 뛰어나 세계 각국으로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터키, 폴란드(차체),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6개국에 600여문이 수출됐고, 현재 이집트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 수출은 호주가 영어권 5개국 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에 소속된 국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방 주요 국가로부터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강한 화력과 높은 기동성을 갖춘 K9 자주포는 사막, 설원 등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운용할 수 있다. 한화디펜스는 호주에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을 한층 강화한 최신 K9 장비를 납품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화디펜스는 호주 육군의 차세대 장갑차 획득사업인 ‘LAND 400’ 3단계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두고 독일 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이번 K9 수출 계약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장갑차 사업에서도 ‘현지 생산시설’이 핵심 조건에 속하기 때문에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향후 사업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한·호주 양해각서 서명 및 K9 자주포 계약을 통해 무기체계 간 합동성을 증진하는 방안도 협력하기로 했다”며 “양국 간 방산협력 기반이 우주 방산 분야까지 뻗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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