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여성 초급장교가 하급자인 남성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했지만, 지휘관이 이를 무마하려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군 제10전투비행단 군사경찰대 소속 A장교가 B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B상사는 지난 4월 6일 피해자와 저녁 식사를 하던 중 어깨·등·팔을 만졌다. 그는 식사 뒤 주차장에서는 피해자에게 “귀가 작네”라고 말하며 귀를 만지기도했다고 한다.
B상사는 이후에도 자신의 집에서 마사지를 해주고 싶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적 연락이 계속 이어졌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센터는 A장교가 피해 사실을 털어놓자 군사경찰대 대대장인 C중령이 이를 덮기 위해 지속적인 회유와 협박을 했다는 주장도 했다.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화할 경우 주홍글씨가 남을 수 있다’거나 ‘B상사가 무고 등으로 역고소를 할 수 있으니 재고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센터는 C중령이 피해자에게 “군대 생활을 오래 할 것 아니냐” “상사 전출을 통해 얻을 게 없다” 등의 협박도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피해자는 사건 석 달여 뒤인 지난 7월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 B상사와 C중령을 고소했다.
하지만 공군 검찰은 지난 10월 5일 증거 불충분으로 B상사와 C중령을 불기소했다. ‘피의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B상사가 성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센터는 군 검찰이 불기소 이유서에서 ‘부상치료 목적으로 마사지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적기도 했다고 전했다. C중령의 보복 협박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를 배려한 것이지 조사 중단이나 신고 방해 목적이 아니었다’는 진술만 채택했다고 센터는 주장했다.
센터는 “공군 검찰이 가해자와 2차 가해자를 비호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며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복사한 듯 같은 사건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군은 이날 B상사와 C중령에 대해 현재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공군에 따르면 B상사는 강제추행 관련 형사처벌 대상행위로 보기 어려워 불기소 처분을 했으나 비위 사실이 인정돼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C중령 역시 상부 미보고 등으로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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