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코로나19와 불면증 관련성 첫 규명…“여성, 40·50대 더 취약”

감염자, 일반인보다 위험도 3.3배 ↑

여성 3.5배, 40·50대 4.2배 ↑

“바이러스가 중추 신경계 침습 추정“

국민일보db

코로나19 감염자는 일반인 보다 불면증을 겪을 위험이 3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은 3.5배, 40·50대는 4.2배 더 높았다. 젊거나 건강한 사람일수록 불면증 위험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 손상을 불러 불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와 불면증의 직접적 상관관계를 밝힌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오탁규 교수팀(송인애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윤 교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로나19 코호트(동일집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2020년 1~6월 코로나 PCR 검사(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은 성인 30만명(양성 7000명)을 대상으로 확진자와 비확진자의 불면증 유병률을 비교했다. 연구에는 성별, 연령대, 정신질환 등 다양한 변수가 사용됐다.

연구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적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면증을 겪을 확률이 3.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로는 여성의 위험도가 3.5배로 남성(3배) 보다 높았다. 또 연령별로는 40·50대의 위험도가 4.2배로 60대 이상(3배), 20·30대(2.7배) 보다 증가했다.

정신질환이 없거나 동반질환 지수(점수가 높을수록 기저질환 악화를 의미)가 낮은 환자일수록 확진에 따른 불면증 증감폭이 컸다. 정신질환이 없을때 불면증 위험도는 3.8배로, ‘있을때(2.9배)’보다 높았고 동반된 기저질환 지수가 0~2점일 때 위험도는 4.3배로, 3점 이상일때(2.9배) 보다 높았다.

고령이고 정신질환이 있거나 동반질환 지수 3 이상의 환자들은 코로나19 확진 여부와 상관없이 불면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낮은 반면, 젊거나 건강한 사람일수록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불면증은 잠이 오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증상을 비롯해 지나친 조기 기상, 야간 수면 부족, 적정 수면 후에도 느껴지는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을 포함한다. 불면증 환자는 생체리듬이 바뀌고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뇨병, 고혈압 등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만성 불면증일 경우 뇌의 부피가 해마다 줄어 치매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이런 불면증 유병률이 증가했다는 조사가 발표되며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직접적 영향보다는 사회 간접적 영향으로 파악돼 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불면증 발병 증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불면증은 중추 신경계 질환과 관련이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들에게는 뇌에서 수면 관련 호르몬인 ‘감마-아미노뷰티릭산(GABA)’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일부 코로나19 확진자가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진단됐는데 환자의 뇌 척수액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됐고 바이러스의 신경 침습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탁규 교수는 17일 “신경염은 불면증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됨에 따라 코로나19에 의한 중추신경계 손상이 불면증 유병률을 높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걸린 여성의 불면증 유병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선 여성이 원래 불면증의 고위험군인데다 여러 문헌들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수면의 질을 낮추고 정서적인 문제를 유발한다고 보고 있다.
즉, 여성이 코로나19에 의한 불면증이나 우울증 발생 등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60대 이상 고령은 애당초 불면증의 고위험군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령 환자들 보다는 원래 불면증의 발생 가능성이 낮은 40·50대가 코로나19에 걸림으로써 불면증 유병률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또 40·50대는 20·30대에 비해 코로나19의 중증도와 기저질환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더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지만, 현재까지 데이터로 보았을 때, 40·50대에서 불면증의 위험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됨에 따라 확진자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불면증, 신체기능 저하 등을 비롯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자들이 경험하는 삶의 질 저하를 예방하는데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신경정신의학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