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근조화환”…‘조립식 교실’ 학부모 분노 증폭

Է:2021-11-16 09:55
:2021-11-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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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내곡초 학부모 100여개 진열
김병우 교육감 면담 거절 항의 시위

청주 내곡초등학교 학부모들이 16일 충북도교육청 정문에 근조화환 설치하고 모듈러 교사 증축을 반대하고 있다. 홍성헌 기자

충북 청주 내곡초등학교의 ‘모듈러 증축’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김병우 교육감과의 면담 요청이 거절되자 모듈러 교실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6일 오전 충북도교육청 정문에 근조화환이 빼곡히 늘어섰다.

100여개의 근조화환에는 청주 내곡초 컨테이너 교실 증축을 반대하고 교육당국에 항의하는 내용이다. 화환 행렬은 12일 만에 두 번째다. 학부모들은 지난 4일 내곡초 정문에서 첫 번째 근조화환 행렬을 진행했고 이번에는 장소를 도교육청으로 옮겼다. 38개였던 근조화환은 102개로 불어났다.

화환에는 ‘모듈러 OUT’, ‘내곡초 다니는 게 죄 인가요’, ‘전체 학부모 동의 없이 컨테이너 교실 말이 되냐’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학부모들은 공동 구매로 배달 업체에 화환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 내곡초등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충북도교육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듈러 교사 증축을 반대하고 있다. 홍성헌 기자

학부모 A씨(38)는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맞벌이 학부모들이 근조화환으로 반대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근조화환을 자비로 주문하겠느냐. 근조화환은 밤 9시쯤 자진 철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학부모와 예비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듈러 교실은 화재 대응의 어려움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고 학생들이 유해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학부모 등의 의견수렴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설계 자체가 문제투성이고 모듈러를 보면 아이들 중심인지 의문”이라며 “주차장을 아래에 두고 필로티 구조로 급식소를 설계해 화재 위험성에 전면 노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교육청에 교육감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묵살당하고 있다”며 “소통 교육감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교육당사자인 학부모와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 내곡초등학교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충북도교육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듈러 교사 증축을 반대하고 있다. 홍성헌 기자

도교육청은 내곡초의 과밀해소를 위해 92억원을 들여 내년 2월까지 내곡초 운동장 용지에 교실 27칸, 실내체육시설 등이 들어가는 다목적실(2개), 급식소 등을 모듈러 공법으로 증축할 계획이다. 지난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3월에 입주한다. 학급수를 늘려 학급당 정원을 27명으로 맞춘다는 구상이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규격화한 건물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과 설치작업만 거쳐 이동식(조립식) 건물을 짓는다. 주요 자재의 80%를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내곡초는 창호, 조명, 기계설비 등 친환경자재를 사용하고 내진성능은 진도 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지어진다

이 지역 일대의 초등학교는 2019년 3월 개교한 내곡초가 유일하다. 이 학교는 30개 학급, 전교생 850명으로 출발해 현재 42학급, 1194명으로 늘었다. 이 지역의 학생이 계속 증가해 내년에는 1423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56학급으로 늘릴 계획이다. 학교 인근에 아파트 단지 5곳(3241가구), 단독주택(38가구)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오는 2025년까지 정원은 1600여 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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